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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노벨상’ 최종 10인에 ‘농어촌 특성화고’ 윤정현 교사

등록 2020-09-02 18:30수정 2020-09-03 02:37

전남 장흥 정남진산업고 재직
제자들 자격증 취득 적극 도와
한해 40명이 600개 이상 따기도

영 바르키재단 제정 ‘글로벌교사상’
여론 추이 살펴 12월에 최종 발표
올해만 세계 교사 1만2천여명 응모
글로벌 교사상 최종 후보 10명에 선정된 전남 장흥의 정남진산업고 윤정현 교사. 전남도교육청 제공
글로벌 교사상 최종 후보 10명에 선정된 전남 장흥의 정남진산업고 윤정현 교사. 전남도교육청 제공

농어촌 특성화학교에서 자동차를 가르치는 교사가 교육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글로벌 교사상’(Global Teacher Prize) 최종 10인에 선정됐다.

전남도교육청은 3일 “전남 장흥의 정남진산업고 윤정현(59·자동차) 교사가 올해 글로벌 교사상 심사에서 지난 3월 후보 50인에 오른 데 이어 최종 10인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최종 수상자는 심사위가 후보 10인의 공적을 매주 1인씩 세계 언론에 공표해 반응을 살핀 뒤 12월3일에 발표한다.

윤 교사는 1992년부터 장흥·보성 등의 농어촌 특성화학교에 근무하면서 자동차·기계과목 등을 가르쳐왔다. 그는 대부분 가난한 제자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국가기술 자격증 취득을 적극적으로 권장했다. 돈이 없는 제자들한테는 취직하면 갚는 조건으로 학비를 빌려주는 등 뒷받침을 마다하지 않았다.

“한 해에 한반 40명이 딴 자격증이 600~700개에 이르기도 했어요. 어떤 제자는 혼자 52개를 따내는 괴력을 발휘했고, 대부분이 평균 17. 2개를 따서 졸업했지요. 이 자격증들이 기반을 잡는데 든든한 자산이 됐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어요.”

윤 교사는 제자들에게 자동차정비·차체수리 뿐 아니라 용접·농기계정비·건설기계정비·천장크레인·컴퓨터활용디자인 등 관련 자격증을 딸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했다. 이런 이유로 근무 시간은 매일 밤 10시까지 하루 14시간을 넘기기 일쑤였다. 극성스런 보살핌 덕에 제자 중 4명은 전국의 고교생 가운데 소수만 선발하는 ‘대한민국 인재상’을 받기도 했다.

윤 교사는 학생들이 이웃에 관심을 갖도록 양로시설과 아동센터에 자주 봉사활동을 나갔다. 학생들은 이런 시설에서 선풍기를 용접하고, 닭장을 고쳐주는 등 기술 봉사를 펼치며 덕성을 길렀다. 이런 공로로 그는 올해의 스승상, 이원익 청백리대상 등을 받기도 했다.

윤 교사는 “지원 양식을 모르거나 한글 파일을 제출했다가 심사에서 두 차례 탈락한 적이 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최종 10인에 들었다니 책임감이 생겼다. 만약 수상한다면 상금을 농어촌 학생들의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데 기부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교사상은 2015년 세계적 교육기업인 글로벌 에듀케이션 매니지먼트 시스템스(GEMS)의 영국 바르키재단이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와 협력해 제정했다. 해마다 학생교육과 사회봉사로 존경을 받는 교사를 선정해 100만 달러(12억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이 때문에 교육계 노벨상으로 불리며 올해만도 지원자가 140개국 교사 1만2천여명에 이르렀다. 상을 후원한 기업 지이엠에스는 아랍에미리트 이집트 카타르 등에서 학교 55곳을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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