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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주차·누수 등 갈등 어떻게 풀까요...광주 마을분쟁해결센터 눈길

등록 2020-12-27 18:13수정 2020-12-28 02:32

5년 동안 신고 1918건 중 83.5% 해결
“대화로 풀 수 있게 징검다리 역할 해”
광주시는 해마다 70여명의 주민화해지원 플래너를 양성하고 있다. 광주시청 제공
광주시는 해마다 70여명의 주민화해지원 플래너를 양성하고 있다. 광주시청 제공
#2018년 광주 광산구 한 아파트. 층간 소음으로 다툼이 일었다. 위층 18개월짜리 아이가 시도 때도 없이 통통거리는 바람에 참기 어렵다는 신고였다. 예민해진 윗집, 아랫집은 분쟁해결센터의 주선을 통해 우여곡절 끝에 한자리에서 마주 앉았다. 만나고보니 위층엔 노산인 40대 초반이, 아래층엔 초산인 30대 초반 주민이 각각 살고 있었다. 이들은 서로 같은 처지라는 사실을 확인한 뒤 감정의 골을 메웠다. 이후 18개월 아이는 오전에 어린이집에 나가고, 오후 늦게는 집 근처를 산책하기로 했다.

#지난해 광주 남구 한 골목. 주차 분쟁이 빚어졌다. 새로 문을 연 가게의 손님들이 주차장을 두고도 가까운 민가 담장에 자꾸 차를 세웠다. 이웃이 항의해도 무심하던 가게 주인은 분쟁해결센터라는 ‘제3자’가 개입한 뒤 고충에 공감을 표시했다. 이후 주차선은 하얀색에서 노란색으로 바뀌었다. 가게 주인은 손님들이 이곳에 차를 대지 않았는지 확인했다.

광주광역시의 마을분쟁해결사업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시는 2015년 9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광주 남구에 마을분쟁해결 지원센터를 시범적으로 열었다. 시는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 지원조례와 운영규칙을 제정하는 등 법적 근거도 만들었다. 주민의 호응을 받자 올해까지 5개구에 분쟁해결센터를 확대했고, 마을별 소통방 64곳을 열었다. 교육으로 화해지원플래너 590명도 양성했다. 내년에는 소통방을 아파트·마을·청소년 등 3가지 유형으로 나눠 마을의 특성에 맞게 운영하기로 했다.

분쟁해결센터에는 5년 동안 생활분쟁 1918건이 신고됐고, 80%가량을 조정 또는 해결했다. 내용별로는 층간 소음이 584건으로 가장 많았고, 생활 누수 199건, 반려견 다툼 156건, 흡연 피해 122건, 주차 문제 79건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가운데 83.5%인 1601건은 원만하게 해결됐고, 16.5%인 317건은 여전히 해법을 찾고 있다.

분쟁해결센터 관계자들은 소통이 해결의 실마리라고 했다. 조은주 분쟁해결센터 총괄화해지원플래너는 “이웃 갈등을 고소나 소송보다 대화와 타협으로 풀 수 있도록 징검다리 구실을 하려 한다. 경험으로 보면 상대의 상황을 모를수록 해결이 어려웠고, 제3자 입장에서 들어만 줘도 저절로 풀리는 경우가 있었다. 상담·방문·회의 등으로 당사자의 화해를 주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호 시 지역공동체팀장도 “광주의 운영을 본보기로 경기 평택과 경남 거제 등에서 비슷한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소통지를 적어 이웃끼리 대화하고, 소통방을 열어 마을에서 화해를 주선하는 등 방법으로 갈등을 줄이려 한다”고 전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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