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일원에서 종 복원 사업을 진행 중인 반달가슴곰. 국립공원연구원 제공
지리산 반달가슴곰을 복원하기 위해 국립공원공단과 전남 구례농협이 반달곰쌀 판매수익을 나누는 등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연구원은 2일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 자락에서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의 주 무대인 구례군 4개면 마을 15곳에 반달곰쌀 40포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쌀을 전달한 곳은 반달곰이 자주 출현하는 광의면 수한리, 마산면 황전리, 산동면 수락·상위·당동리, 토지면 밤재·상죽·중대·안한수내·평도·농평·직전·남산·신촌·원기리 등이다. 남성열 국립공원연구원 생태보전실장은 “복원사업의 성공을 위해 반달곰 서식지 보호와 주민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을에 쌀과 종 등을 전달하며 덫·올무 등 수렵도구를 없애는 데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이를 전달받은 주민들은 “곰 개체가 늘어났다지만 실제 마을 부근에서 보는 기회는 적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이라는 목표를 이루는 데 협조하겠다”며 반겼다.
국립공원공단은 2일 전남 구례군 지리산 자락 마을 15곳에 반달곰쌀 40포대를 전달했다. 국립공원연구원 제공
이 쌀은 구례농협이 공단 쪽에 전달한 지난해 반달곰쌀 판매수익 중 일부다. 공단과 농협은 지난 2011년 지리산의 종 복원 사업을 알리고, 주민의 소득을 높이는 방법으로 반달곰 캐릭터를 개발해 지역 농산물에 부착했다. 이후 농협은 2013년부터 해마다 판매수익의 일부를 공단에 현물로 전달해 왔다.
박형수 국립공원연구원 남부보전센터 팀장은 “공단에서 개발한 반달곰 캐릭터가 친환경 농산품이라는 인상을 소비자한테 심어주고 있다. 구례 쪽 농산품의 반응이 좋으면 남원 하동 산청 등지로 대상 지역을 넓혀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공단은 2004년부터 멸종위기종인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을 진행해 올해까지 지리산·덕유산 일원의 반달곰 개체 수를 74마리로 늘렸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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