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부터 ‘청소년 100원 버스’를 시행하는 전남 순천의 시내버스. 순천시청 제공
전남 순천에서 ‘중고생 100원 버스’를 도입하는 등 청소년 이동권을 보장하려는 자치단체가 늘어나고 있다.
순천시는 3일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에 직면한 시민 가계의 교통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10일부터 ‘중고생 100원 시내버스’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 2018년 초등학생 100원 버스를 시행한 뒤 시민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중고생으로 확대하자는 요청이 잇따르자 이렇게 결정했다. 중고생은 교통카드로 버스비 1100원 중 100원만 내고, 나머지는 시에서 정산한다. 시는 중고생 1만7800명의 반년치 버스비 지원예산 15억원을 확보했다.
주민들은 “코로나19로 줄어든 가계소득에서 교통비 지출이나마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반색했다. 업체들은 “체감 교통비가 싸지면 코로나 여파로 지난해 30~40% 줄어든 승객이 다소라도 늘어나지 않겠느냐”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앞서 광양시와 고흥군도 지난 2019년부터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이 제도를 시행해 주민 호응을 끌어낸 바 있다. 장기석 순천시 교통과장은 “인근의 여수 등 자치단체들이 이 제도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대중교통이 아니면 이동수단이 없는 교통약자의 권리를 보장하려는 제도이고, 시내버스 승객 중 30%를 중고생이 차지하는 등 수혜자도 많기 때문에 정책의 효과도 크다고 본다. 앞으로 시행하는 자치단체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아예 18살 이하 버스비 무료화 정책을 도입하거나 검토하는 자치단체도 늘고 있다. 전남 신안군은 지난해 3월부터 초중고 학생 3천여명의 버스비를 아예 받지 않고 있다. 김용수 군 육상교통팀장은 “버스공영제로 민영 때보다 운송원가를 60%까지 낮췄지만 수지를 맞추기 쉽지 않다. 교통약자의 대중교통 요금을 국비에서 지원해 이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충남도도 지난달 27일 18살 이하 어린이·청소년의 버스비 무료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도는 내년에 12살, 2023년에 15살, 2024년에 18살까지 무료로 버스를 타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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