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고수선 강평국 최정숙 지사. 설문대여성문화센터 제공
일제 강점기 제주도 안팎에서 항일운동을 한 제주 출신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초상화로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제주도 설문대여성문화센터는 오는 16일부터 우리나라 여성주의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윤석남의 채색 초상화로 구성한 ‘제주여성 독립운동가’ 특별기획전’을 연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기획전은 작가의 시선으로 한국여성 독립운동가의 기록을 재해석했던 작품활동에 이어 제주여성의 독립운동을 재조명하고 작가의 작품세게를 알리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전시에서 선보이는 제주여성 독립운동가는 서울 유학 시절 1919년 3·1 만세운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고수선, 강평국, 최정숙 지사 등 3인을 비롯해 제주와 일본에서 계몽운동과 여성 해방운동 등에 앞장선 김시숙, 1932년 해녀항쟁의 주도자인 김옥련, 부춘화 지사다. 이들은 일제의 식민통치와 가부장적 사회구조, 척박한 자연환경에 맞서 여성교육을 통해 여성의식을 전파하고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작가는 허난설헌, 김만덕 등 역사 속 여성에서부터 일상을 사는 현실의 여성까지 설치와 조각, 회화 등을 넘나들며 폭넓은 작품활동을 해왔다. 윤 작가는 지난해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전에서 여성 독립운동가 14인의 채색 초상화를 전시했고, 앞으로 여성독립운동가 100인의 초상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설문대여성문화센터 쪽은 “일련의 여성독립운동가 초상화들을 통해 당시 민족이 처했던 정치적 한계, 여성이 처했던 사회문화적 한계의 굴레를 벗어나 정치적 독립과 여성의 존엄을 획득하려고 했던 여성 독립 주체들을 호명하고 있다”며 “이번 특별기획전을 통해 제주여성 독립운동가의 삶을 만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 개막일인 16일 오후 3시에는 ‘한국 여성주의 미술과 윤석남의 채색 초상화로 보는 제주여성 독립운동가’라는 주제로 작가와 함께 하는 토크 콘서트도 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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