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공원 대표명소 선흘 곶자왈 탐방로에 있는 멸종위기 1급 제주고사리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제공
제주 세계지질공원의 대표 명소인 선흘 곶자왈 탐방로와 김녕 지질공원 트레일에 멸종위기종 식물이 대규모 군락을 이룬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지난해 지질공원 대표명소인 김녕 지질공원 트레일과 선흘 곶자왈 탐방로에 대한 식물상을 조사한 결과 각각 361종과 192종의 식물이 확인됐다고 13일 밝혔다. 선흘 곶자왈 탐방로는 상록활엽수림대로 대형·소형 지상식물이 많이 분포하고 있었고, 1년생 식물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멸종위기 야생식물 1급인 제주고사리삼과 2급인 개가시나무, 순채, 대홍란 등이 자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생태계 교란식물은 확인되지 않았다.
김녕 지질공원 트레일에 자생하는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 황근 자생지 군락.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제공
김녕 지질공원 트레일에서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인 검은별고사리와 황근이 대규모 군락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은 해안에 인접한 지형 특성상 대형 식물은 많지 않았지만, 1년생 식물이 많이 분포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확인된 56종의 외래식물 중에선 환경부가 지정한 생태계 교란식물인 서양금혼초, 물참새피, 환삼덩굴 3종도 관찰됐다.
세계유산본부는 이들 지역의 생태적 가치를 알아보기 위해 식물구계학(한 지역의 식물종과 식생 구성을 연구하는 학문)적 특정식물 분포를 분석했다. 그 결과 선흘 곶자왈 탐방로의 특정식물은 제주고사리삼 등 모두 104종류, 김녕 지질공원 트레일에서 확인된 특정식물은 102종류였다. 이는 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되는 물영아리 습지의 38종류, 1100고지 습지의 45종류에 견줘 눈에 띄게 많은 수치다.
고영만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특정식물은 환경을 평가할 때 식물의 보호와 서식처 보전을 우선 정하는 데 이용하는 평가방법”이라며 “이번 조사를 통해 김녕과 선흘 곶자왈 지질공원 탐방로가 지질학적 가치뿐 아니라 생태학적으로도 중요한 곳임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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