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야생생물1급인 암매(왼쪽)와 한라솜다리. 제주도 제공
한라산국립공원 일대에서 관찰돼왔던 멸종위기 식물들이 확인되지 않거나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다.
20일 제주도가 최근 공개한 ‘한라산국립공원 자연자원 조사 연구용역’ 최종 보고서를 보면,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고산 지역에 서식하는 식물군이 쇠퇴하거나 멸종 위험에 빠졌다. 자연자원 조사는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한라산국립공원 전 지역에서 진행됐다.
조사 결과 한라산국립공원 일대에 분포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은 금자란, 암매 등 4개이며,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은 손바닥난초, 한라옥잠난초, 백운란 등 9개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한라산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한라송이풀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런 까닭에 ‘한라산국립공원 일대에 분포하는 멸종위기 야생식물’ 목록에서 제외됐다. 앞으로 한라송이풀은 분포지가 확인되지 않으면 멸종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한라솜다리도 자생지 한 곳이 확인됐으나 개체군은 꾸준히 감소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한라솜다리는 생육지 사면 붕괴 등 자연재해로 인한 소실, 탐방객과 연구자 등의 답압 등에 의해 개체군의 확산과 생육이 저해돼 개체가 급감하고 있다.
반면 잠재적 생태계 위해 외래생물종이 급증할 우려는 커지고 있다. 연구진은 국립공원 핵심지역인 윗세오름 일대, 백록담 등에서 오리털, 흰털새, 애기수영, 토끼풀 등의 개체 단위 분포가 확인돼 한라산국립공원의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고 보전하기 위해 외래식물의 분포 현황을 파악하고 체계적인 관리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한라산 고산지역에 분포하는 희귀식물 및 고유식물은 지리적으로 고립돼 있고, 분포 면적이 좁기 때문에 위협요인에 더 노출될 가능성이 커 특별한 보존 노력이 필요하다. 멸종위기종 식물군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계획적이고 정밀한 관찰이 필요하다”며 “한라산에 분포하는 희귀 및 멸종위기 모든 식물군을 대상으로 절멸 위협성 평가를 통해 우선순위를 정해 대상종마다 맞춤 보존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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