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이주 열풍이 사그라지는 가운데 14년 만에 제주도를 빠져나가는 전출 인구가 전입 인구보다 많은 순유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제주시 신제주 전경. 허호준 기자
10여년 전부터 ‘이주 열풍’이 불던 제주에서 인구가 빠져나가고 있다.
통계청 제주사무소가 21일 발표한 ‘2023년 3분기 제주 지역경제동향’을 보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제주에서 모두 1088명의 인구 순유출이 발생했다. 이런 상태로 연말까지 지속되면 제주도 인구는 14년 만에 순유출을 기록하게 된다. 순유출은 전입 인구보다 전출 인구가 많은 것이다.
제주도 인구는 2009년 1015명이 순유출됐으나, 2010년 437명의 순유입을 기록한 뒤 지난해까지 지속해서 인구가 유입됐다. 특히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 동안은 ‘제주 이주’ 열풍이 불면서 해마다 1만1천∼1만4천명 안팎의 인구가 유입돼 인구 증가에 따른 주거와 교통 문제, 쓰레기 처리 등의 문제가 나타났다.
제주도 내 순유입 인구는 2012년 4876명, 2013년 7823명에 이어 2014년 1만1112명으로 1만명을 넘어섰고, 2016년 1만4632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줄어들기 시작해 2017년 1만4005명, 2018년 8853명으로 유입 폭이 감소했다. 2019년엔 순유입 인구가 2936명으로 2016년의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해에도 순유입 인구가 3148명에 머물러 2016년과 비교해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순유입에 제주도 인구는 2010년 54만7917명에서 2015년 59만9252명으로 5년 새 5만1천명 이상이 늘었고, 2016년에는 61만8119명으로 6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8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70만명을 넘은 70만80명으로 집계됐다. 인구의 순유출은 젊은층에서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제주 이주 열풍이 사그라지는 데는 다른 지역에 견줘 상대적으로 높은 생활 물가와 주거 비용, 일자리 부족 및 저임금 등이 원인으로 보인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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