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이 펴낸 제주목사 이형상의 기록물.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 제공
18세기 제주의 사회상과 풍물 등을 볼 수 있는 기록화첩 ‘탐라순력도’를 남긴 제주목사 병와 이형상(1653~1733)의 자취를 조명하는 세미나가 열린다.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은 병와연구소와 공동으로 오는 23일 오후 1시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에서 ‘제주목사 이형상이 제주에 미친 영향과 후대의 기억’을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 이번 세미나는 이형상의 행적에 대한 기존 시각을 재조명하고 제주사람들의 이형상에 대한 기억을 상기시켜 18세기 초 제주도의 사회상을 들여다보기 위해 마련됐다.
세미나는 △제주 설화로 형상화된 병와 이형상의 자취(이현정 제주대 강사) △호연정 소장 병와 이형상 유품(이임괄 전주이씨 효령대군파 병와공종회 종회장) △제주목사 이형상의 연구 현황과 나아갈 방향(박규홍 병와연구소장) △조선후기 기록화로서의 ‘탐라순력도’가 지닌 회화사적 가치(윤민용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사) △제주목사 이형상의 국마장 정비 정책과 ‘탐라순력도’ 목축 경관(강만익 제주도 문화재위원) 등에 관한 주제발표와 토론이 진행된다.
이형상은 1701년(숙종 27) 11월 제주목사겸 병마수군절제사로 임명돼 이듬해 3월 제주도에 부임했다. 그의 제주목사 재임 기간은 1년여에 지나지 않았지만 제주의 사회, 경제, 군사, 교육 등 각 부문을 개혁하고, 의례의 유교화를 통해 유교적 질서를 확립하려고 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조선시대 제주를 거쳐 간 목사 286명 가운데 기록을 가장 많이 남긴 이형상은 ‘탐라순력도’를 비롯해 ‘탐라지도’, ‘탐라록’, ‘탐라장계초’, ‘남환박물’ 등을 남겼다.
특히 ‘탐라순력도’는 1702년 제주도의 지형과 인구, 풍물, 각종 행사를 그림 41면과 서문 2면 등 모두 43면으로 구성된 기록화첩으로, 1979년 이형상이 남긴 기록물과 함께 보물로 지정됐다.
박찬식 도 민속자연사박물관장은 “이번 학술세미나는 제주목사 이형상이 남긴 기록을 통해 300여년 전 제주의 또 다른 역사와 마주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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