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카지노 빚을 둘러싼 범죄가 잇따르자 경찰이 강력 대응에 나섰다.
제주경찰청은 제주도청과 도내 8개 카지노업체 및 관광협회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최근 카지노 이용 빚 등으로 빚어진 잇단 외국인 범죄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올해 말까지를 ‘외국인 범죄 특별 집중단속 기간’으로 설정해 운영에 들어갔다고 4일 밝혔다. 경찰은 외국인 피의자는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불구속 수사인 경우에도 출국정지 조치 등을 하기로 했다.
제주지역에서는 최근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찾는 외국인들이 늘면서 카지노에서 외국인끼리 고금리 불법 대부업이 성행하고, 이로 인한 불법 감금과 폭행사건 등이 잇따랐다.
실제 경찰은 지난달 28일 카지노에서 사용할 자금을 이자 10∼15% 조건으로 1천만원을 빌린 20대 중국인 여성이 약속 기한내 돈을 갚지 못하자 호텔 객실에 5시간 남짓 감금했던 중국인 2명을 붙잡았다.
같은 달 23일에는 ㄱ씨 등 중국인 5명이 30대 중국인 ㄴ씨를 감금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ㄱ씨 등은 ㄴ씨에게 카지노 자금 5천만원을 빌려준 뒤 이자율을 10%에서 20%로 올렸고, 이에 ㄴ씨가 거래를 무효로 하려고 하자 호텔 객실에 감금한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같은 달 14일에는 제주시 이도2동 한 아파트단지에서 카지노 빚을 갚지 않은 중국인을 상대로 대낮에 폭력을 행사한 중국인 8명이 무더기로 붙잡히는 등 지난달에만 5건의 카지노 빚 관련 범죄행위가 이어졌다.
제주를 찾은 외국인은 지난 3일 현재 63만6천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만2천여명보다 9배 가까이 늘었다. 이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은 절반이 넘는다. 제주도내 외국인 카지노의 총매출액은 지난 10월 기준 1995억원으로 지난해의 807억원에 견줘 147% 증가했다.
경찰은 “지난달 카지노 관련 외국인 범죄가 5건이 일어나 관련자 18명 모두 검거해 10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불구속 피의자 8명에 대해서도 출국정지 조치했다”며 “외국인 범죄 특별 집중단속 기간에 경제사범과 각종 폭력 및 조직범죄에 대해 집중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