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북구 천곡동 논에서 발견된 물고사리. 울산시 제공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보호받는 식물인 물고사리가 동해안 지역에선 처음으로 울산에서 발견됐다.
울산시는 지난달 30일 야생화 전문가 김상희(53)씨 제보를 받고 울산 북구 천곡동 논에서 물고사리 5포기(큰 개체 3포기, 어린 개체 2포기)가 자생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울산시가 국립수목원에 문의했더니, 국립수목원은 “동해안 지역에서 물고사리 자생이 보고되기는 처음”이라고 답변했다.
이강협 국립수목원 전문위원은 “포자로 번식하는 양치식물인 물고사리는 벼 생육에 방해를 주지 않지만 농약 등 환경에는 민감한 식물이다. 해당 논에서 농약 살포를 하지 않는 등 친환경 농법을 썼기 때문에 물고사리의 자생이 가능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물고사리 개체 수와 생육환경 변화를 살펴보고 변화 상황에 따라 보존관리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물고사리는 물고사리속 물고사리과 식물인데 열대·아열대 지방과 온대지방까지 널리 분포하는 한해살이 정수 수생식물이며, 물의 흐름이 없는 논이나 논둑, 수로 등에 무리 지어 자란다. 우리나라에서는 부산, 경남, 광주, 전북 김제, 충남 서천 등지에서 관찰되고 있다. 주로 관상·실험용으로 이용되며, 열대지역에서 식용으로도 쓰인다.
우리나라에선 한때 절멸한 것으로 알려지다가 1990년대 중반부터 발견되면서 201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에서도 ‘적색목록’에 올라 있는 취약한 보호식물이다. 영어로 ‘물의 요정’이라는 뜻의 워터 스프라이트(water sprite)로 불린다.
윤석 울산시 환경정책과 주무관은 “물고사리는 농약 살포를 비롯한 논농사 환경 변화에 민감한 식물인 만큼 지속해서 생육환경을 관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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