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 소유 땅이어서 70년가량 민간인 출입이 제한됐던 부산 해운대구 장산 꼭대기가 이르면 이달 시민에게 완전히 개방된다.
부산 해운대구는 9일 “해발 634m인 장산 꼭대기에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안전시설 설치공사를 서둘러 마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운대구는 장산 꼭대기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먼저 조성하고, 나무 계단과 추락 방지 안전 울타리를 설치했다. 꼭대기 근처에는 꽝꽝나무·산철쭉 등을 심었고, 간이 화장실과 그늘막도 만들었다. 앞서 지난 3월 장산 꼭대기에 높이 2.4m 폭 1.2m의 표지석도 세웠다. 표지석 뒷면에는 ‘바다를 품고 하늘을 꿈꾸다’는 문구를 새겼다. 다만 군 당국의 통신시설이 있는 꼭대기 일부는 접근이 통제된다.
장산 꼭대기에선 해운대와 광안대교 등 부산 해안 도심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장산 꼭대기는 한국전쟁 이후 군부대와 경찰 무선기지국이 설치되면서 민간인 출입이 제한됐다. 2011년 해운대구 주민단체와 환경단체는 ‘장산 정상 되찾기 시민운동’을 펼쳤지만, 군 당국은 각종 통신시설 보안 등을 내세워 개방을 미뤘다.
장산은 지난해 9월 구립공원으로 지정돼 산 전체 관리권이 해운대구로 넘어왔고, 지역에서는 꼭대기를 개방하라는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이에 군 당국도 지역 상생 차원에서 해운대구와 장산 꼭대기 개방 협의에 나섰다. 해운대구와 군 당국은 지난해 12월 장산 꼭대기 개방 협의를 마무리했다.
해운대구는 공군 쪽과 장산 꼭대기 완전 개방 시기를 놓고 마무리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해운대구 늘푸른과 관계자는 “장산 꼭대기 완전 개방 합의서 문안 작성 마무리 단계다. 이르면 이번 달, 늦어도 다음 달에는 시민들이 장산 꼭대기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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