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와 대우버스 사무·현장지회는 25일 울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 쪽에 ‘위장폐업’ 철회를 촉구했다. 신동명 기자
2년 전 전체 노동자 355명을 정리해고했다가 부당해고 판정을 받은 자일대우상용차(옛 대우버스) 울산공장이 노동자들을 복직시켜 재가동하고 1년 만에 또다시 폐업 공고와 함께 노동자들을 해고해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와 대우버스 사무·현장지회는 25일 울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회사 쪽에 ‘위장폐업’ 철회를 촉구했다. 노조는 기자회견에서 “대우버스 노동자들은 ‘공장 정상화와 고용승계를 보장하는 매각’을 조건으로 복직에 합의하며, 노동위의 부당해고 결정으로 받을 수 있는 해고기간 중 임금 상당액을 양보하고 순환휴직과 임금삭감을 감내해왔다. 하지만 회사는 공장 재가동 1년 동안 단 한 대의 신규생산 물량도 없이 미완성 차량 225대만 완성한 뒤, 올해 1월부터 임금 체불에 인위적인 구조조정과 무급휴직을 요구하다가, 지난 12일 폐업 공고문을 붙이며 노동자들에게 해고를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자일대우상용차 울산공장은 앞서 2020년 8월 말 코로나19로 인한 버스시장 급변, 적자 누적 등 경영상의 이유를 들어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에 정리해고 계획서를 낸 뒤 10월 초 공장 가동을 멈추고 전체 노동자 355명을 정리해고했다. 이후 울산지방노동위와 중앙노동위가 노조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여 부당해고 결정을 내리자, 지난해 6월 해고 노동자들을 모두 복직시키고 공장을 재가동했다.
노조는 “대우버스는 67년의 긴 역사를 거치며 수차례 경영주와 상호는 바뀌었지만 한 때 국내 버스시장 40% 이상을 점유한 탄탄한 버스 전문생산업체였다. 하지만 영안모자그룹이 경영을 인수한 뒤 노동자들의 희생을 강요하며 관계사 지분을 사들이고 베트남공장 등 해외공장 투자만 늘려왔다. 지난 1년간 공장 재가동 과정에서도 공장 터를 매각하고 베트남공장 가동에 필요한 업무에만 열중해온 것을 뒤늦게 확인했다”고 했다. 이어 “대우버스 폐업은 울산시로부터 ‘10년간 공장 가동’을 조건으로 각종 지원과 혜택을 받고는 헐값에 분양받은 공장 터를 팔아 큰 시세차익만 남기고 철수하는 ‘위장폐업’”이라며 “공장 정상화를 위해 울산시와 정부, 우리 사회가 다 함께 나설 것”을 촉구했다.
신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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