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의 앨범 《프루프》(Proof) 콘셉트 사진. 빅히트뮤직 제공
방탄소년단(BTS)의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공연이 열리는 다음달 15일을 전후해 부산시내 숙박요금이 가파르게 오르자 시가 ‘바가지요금’ 단속에 나섰다. 하지만 요금 인하를 강제할 수단이 없어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15일 아고다와 호텔스닷컴 등 유명 숙박중개업소 누리집과 앱을 보면, 방탄소년단 공연 때 부산의 숙박요금이 큰 폭으로 뛰었다. 공연 전날인 다음달 14일에 2~3성급인 부산 서면의 ㅎ호텔 숙박료(2인실 기준)는 100만원을 웃돈다. 같은 금요일인 이달 16일에 이 호텔의 2인실 숙박료가 10만원 미만인 점을 고려하면, 평소 주말보다 10배 이상 숙박료를 올려 받는 셈이다. 이 호텔 인근의 또 다른 2~3성급 ㅅ호텔의 2인실 요금은 현재 1박에 10만원이 안 되지만 공연 전날과 당일에는 40만원대다.
숙박료가 크게 뛰자 부산시가 대응에 나섰다. 일단 다음달 15일까지 온라인 숙박요금신고센터
(busan.go.kr)를 열어 숙박업소가 부당한 요금을 받고 있다고 신고하면 일주일 안에 부산시가 조처 내용을 내놓고, 분쟁이 해결되지 않으면 시·구·군 합동점검반이 단속에 나선다.
부당한 숙박요금과 관련해 행정기관이 단속할 수 있는 근거는 현행 공중위생관리법이다. 이 법에 따르면 숙박업소가 숙박요금을 안내데스크에 게시하지 않으면 1차 경고 또는 개선 명령, 2차 영업정지 5일, 3차 영업정지 10일, 4차 영업장 폐쇄 명령을 한다.
물론 이런 조처에 따라 숙박료가 내려갈지는 불투명하다. 단속의 근거 법령인 공중위생관리법에 변경된 숙박요금을 행정기관에 신고하라는 규정은 없기 때문이다. 부산시 보건위생과 관계자는 “업주가 인상한 숙박요금을 안내데스크에 게시하고 그 요금대로 받는다면 행정처분은 어렵다”고 말했다.
숙박·외식업계의 자정 선언도 나왔다. 대한숙박업중앙회부산시지회, 한국외식업중앙회부산시지회 등 4개 단체는 이날 부산역광장에 모여 불공정 영업행위 금지, 가격표시 준수, 음식문화 개선 실천 등을 결의했다.
방탄소년단(BTS) 부산 공연이 열릴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 일대. <한겨레> 자료사진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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