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공사 현장 앞에 놓인 돼지머리 3개와 돼지 꼬리, 족발 모습. 김규현 기자
대구 이슬람사원 공사 현장 앞에 놓인 돼지머리가 5개월 만에 모두 치워졌다.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건립 반대비대위는 15일 “공사장 앞에 돼지머리와 돼지 꼬리, 족발 등을 가져다 놓았던 주민이 직접 모두 치웠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냄새가 심해 치운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비대위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처음부터 비대위에서 돼지머리를 두고 치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다시 가져다 놓을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비대위는 이슬람사원을 반대하는 주민이 스스로 돼지머리를 가져다 놓은 것이라며 선을 그어 왔다.
돼지머리는 지난해 10월 처음 공사 현장 앞에 등장했다. 돼지머리는 연이어 3개까지 늘었고, 돼지 꼬리와 족발도 걸렸다. 이는 5개월 동안 방치돼 검게 변색하고 냄새를 풍겼다. 반대 주민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공사장 앞에서 바비큐 파티, 수육 파티를 벌이기도 했다. 이슬람에서는 돼지를 금기시한다.
한편 지난 10일 돼지머리를 가져다 둔 주민 2명은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돼지머리를 두는 행위가 건축주 쪽의 공사를 방해하는 행동으로 판단했다.
앞서 경북대에 다니는 무슬림 유학생들은 각자 조금씩 돈을 모아 2020년 12월 사원 건축 공사를 시작했다. 뒤늦게 이를 안 주민들이 반대에 나서자 대구 북구청은 공사 중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건축주와 시민단체 등은 행정명령 철회 소송을 냈고, 1·2심에 이어 지난 9월 대법원에서도 최종 승소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