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남서 대서양에서 국립수산과학원이 파타고니아 이빨고기(메로)에 위성전자표지를 부착한 뒤 방류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남반구 깊은 바다에 사는 파타고니아 이빨고기(메로)가 1200㎞를 이동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은 18일 “국내 원양선사와 미국 대형부어연구센터와 함께 위성전자표지를 통해 남서 대서양 심해에 사는 파타고니아 이빨고기가 1200㎞ 이상 이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국립수산과학원은 2019년부터 2년 동안 남서 대서양에 서식하는 파타고니아 이빨고기 50마리에 위성전자표지를 부착해 방류했다. 위성전자표지엔 수심·수온 센서가 있다. 물고기에 부착된 동안 정보를 수집하는데 정해진 기간이 지나면 물 위로 올라와 위성으로 정보를 자동 송출한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위성전자표지 정보를 분석했더니, 파타고니아 이빨고기 대부분은 서식처인 남서 대서양에 머물러 있었다. 일부가 서식처에서 남극 바다까지 1200㎞를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은 파타고니아 이빨고기의 장거리 이동이 남극에서 오는 해류를 이용한 산란 전략으로 해석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이번 연구 결과를 보고서로 만들어 다음달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원회 어류자원평가작업반회의에 제출할 예정이다. 우동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국제적으로 중요한 원양어종인 파타고니아 이빨고기를 이해하고, 국제수산자원관리의 과학적 근거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책임 있는 어업국으로써 지속적으로 국제공동연구를 발굴해 우리나라 과학적 기여와 원양 수산자원 연구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파타고니아 이빨고기는 남극해 근처 820~2000m 이하 심해에서 어획되는 값비싼 어종이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파타고니아 이빨고기 어획량은 4300여t이며, 같은해 기준 수산물 수출 3위(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빨고기는 남서 대서양 심해에 사는 파타고니아 이빨고기와 남극 깊은 바다에 사는 남극 이빨고기 등 두 종류가 있다. 모두 ‘메로’라고 불린다.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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