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입학하는 신입생 모집 경쟁률이 상승한 부산 부산진구 당감동 부산국제고. 부산국제고 누리집
부산 자율형사립고(자사고)가 내년도 3월 입학하는 신입생 모집에서 고전했다. 반면에 부산국제고는 입학 경쟁률이 소폭 상승하며 선전했다.
19일 부산권 특수목적고(특목고)와 자사고들이 누리집에 공개한 ‘2024학년도 신입생 일반전형’ 원서모집 결과를 보면, 해운대고는 0.9대 1을 기록했다. 2018학년도부터 2022학년도까지 5년 연속 미달이었다가 2023학년도에 1.1대1을 기록하며 6년 만에 미달에서 벗어났으나 다시 1년 만에 미달로 돌아섰다.
올해 자사고로 전환한 부일외국어고는 첫 번째 자사고 신입생 모집에서 1.11대 1을 기록했다. 192명 모집에 214명이 지원했다. 외국어를 전공하는 마지막 신입생을 선발했던 2023학년도 일반전형 경쟁률이 1.61대 1을 기록했던 것에 견주면 크게 낮아졌다.
부산권 자사고들은 현 정부의 의대 정원 늘리기 정책에 2024학년도 경쟁률이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부진했다. 현 정부의 의대 정원 방침에 의사들을 대변하는 단체가 집단 파업을 하겠다고 맞서면서 중3 학부모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중3들이 내신성적을 포함한 생활기록부와 면접으로 경쟁하는 학생부종합전형보다는 내신성적 위주의 교과전형과 부산·울산·경남권 고교 졸업생만 선발하는 지역인재전형을 선호하는 추세도 원인으로 꼽힌다.
부산대·동아대·인제대·고신대 등 부산권 의대 정원은 2025학년도 기준 198명인데 교과전형으로 158명(79.8%), 학생부종합전형으로 40명(20.2%)을 선발한다. 교과전형 158명 가운데 지역인재전형이 103명(65.2%)이다. 부산권 의대 전체 입학 정원 198명을 기준으로 하면 52%(103명)를 교과전형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한다.
전체 자사고 지원자가 많이 늘어난 것을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강동완 부산시교육청학력개발원 진로진학지원센터 교육연구사는 “작년까지 부산 자사고는 해운대고 뿐이었으나 올해는 부일외국어고가 자사고가 됐다. 두 자사고 입학 지원자를 보면 올해가 작년의 2.5배다”고 말했다. 올해 자사고가 경쟁률이 오르지 않았지만 해운대고와 부일외국어고가 사실상 선전했다는 것이다.
자사고와 달리 1998년 개교한 우리나라 첫 번째 국제고인 부산국제고는 일반전형이 1.95대 1을 기록했다. 128명 모집에 250명이 지원했다. 지난해 경쟁률 1.67대 1에 견줘 소폭 상승했다. 부산외국어고는 일반전형이 1.62대 1을 기록했다. 200명 모집에 324명이 지원했다. 지난해 1.78대 1의 경쟁률에 견줘 소폭 하락했다.
부산국제고 관계자는 “국제고 폐지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하면서 계속 경쟁률이 떨어졌는데 이제 국제고 폐지 얘기가 사라진 데다 부일외국어고가 자사고로 전환하면서 인문사회계열 우수한 학생들이 부산국제고와 부산외국어고로 이동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중2부터 적용되는 고교학점제가 부산국제고 경쟁률 상승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고교학점제는 중3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데도 학생들의 내신성적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지면서 올해 특목고 입학경쟁률 상승에 한몫했다는 것이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