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에서 농민들이 안동포의 주원료가 되는 대마를 수확하고 있다. 안동시 제공
명맥이 끊어질 위기에 놓인 안동포 주원료인 대마가 안동에서 치매와 뇌졸중 등을 치료하는 의료용 헴프산업으로 되살아난다.
안동시는 8일 “정부가 안동시 임하면, 풍산읍 등 5곳 34만841㎡를 ‘경북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해 이곳에 2021∼2022년 2년 동안 450억원을 집중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동시 쪽은 “이 돈으로 대마에서 뽑아낸 물질로 의료제품을 만들어 수출하기 위해 기술연구, 장비구입, 인력확보 등에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안동에서는 옛부터 임하면과 서후면 등에서 대마를 재배해 수의 등에 사용되는 안동포를 생산해왔다. 하지만 화학섬유에 밀려 안동포 인기가 시들어지면서 10여년전 20여㏊를 웃돌던 대마 재배면적은 올해 들어 4.5㏊로 줄어들고 재배농민도 겨우 18명만 남았다. 명맥이 끊어질 위기에 놓인 대마는 안동에서 헴프산업 규제자유특구 지정에 힘입어 되살아나게 됐다. 안동에서는 대마를 키워 줄기는 말려 안동포를 만들고, 향정신성 효과가 강력한 대마잎은 소각했다. 하지만 환각성분 0.3% 미만의 대마성분과 추출물은 의약품, 섬유, 건축자재 등 산업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를 헴프산업이라고 부른다. 세계적으로 대마에 대한 규제완화 움직임이 일면서 헴프산업은 매년 24%씩 급성장하고 있는 추세이며, 오는 2022년쯤이면 세계시장 규모가 36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안동시는 2018년 전국 최초로 대마산업 육성지원 조례를 제정한데 이어 대마를 헴프산업으로 육성하기위해 특구지정을 중앙정부에 꾸준하게 요구해왔다. 김경숙 안동시 한방안동포팀장은 “대마산업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엄격히 제재를 받고 있지만 특구로 지정된 지역안에서는 의료용 제품 제조, 연구, 생산, 수출 등이 허용돼 안동에서 헴프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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