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영화 작가의 <눈을 마주하고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나야 합니다>. 이 시대 전태일의 모습을 비정규직 노동자에 투영했다.
노동열사 전태일 50주기와 세계노동절 130주년을 기념하는 노동미술전이 울산에서 열린다.
울산 ‘노동미술2020 추진위원회’는 14~20일 울산문화예술회관 1전시장에서 노동미술2020 ‘우리 친구 태일이’전을 연다고 10일 밝혔다.
울산은 물론 서울·경기·인천·부산·경남·광주·전남 등 전국에서 34명의 작가가 참여해 회화·조소·사진·미디어·설치미술 등 40여 작품을 선보이는 이 전시회는 전태일 50주기와 세계노동절 130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울산노동역사관, 부산민주항쟁계승사업회, 울산민족미술인협회, 울산문화예술플랫폼 86아트, 울산공공미술연구소,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등이 추진위를 꾸리고, 민주노총 울산본부, 울산민예총, 울산민주화운동기념계승사업회, 울산 북구,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등이 후원에 나섰다.
박진수 작가의 <철야>. 코로나19 극복에 힘을 쏟는 의료 노동자의 모습을 표현했다.
이번 전시의 특징은 우리 시대의 전태일을 미술을 통해 볼 수 있도록 기획했다는 데 있다. 곽영화 작가가 그린 <눈을 마주하고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나야 합니다>는 이 시대 전태일의 모습을 비정규직 노동자에 투영했다. 박진수 작가의 그림 <철야>와 울산민족미술인협회 설치미술팀(박종범 등 6명)의 작품 <코로나 태일이들> 등은 코로나19 극복에 힘을 쏟는 노동자의 모습을 그대로 나타냈다. 구헌주 작가의 그라피티 작품 <가족사진>은 경비원·급식노동자·전화상담원·배달노동자를 마치 가족사진처럼 한 폭에 담았다.
전시회 개막은 14일 오후 4시에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별도 개막식은 하지 않는다.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진행한다. 관람료는 무료다.
구헌주 작가의 <가족사진>. 경비원·급식노동자·전화상담원·배달노동자를 가족사진처럼 한 폭에 담았다.
배문석 울산노동역사관 사무국장은 “울산은 대한민국 산업화 역사를 주도하며 수없이 많은 노동자가 정착해 일군 노동자 도시다. 울산 노동자들은 1987년 6월 민주항쟁 직후인 7~9월 노동자대투쟁을 통해 불꽃처럼 민주화운동에 동참했다. 노동미술2020은 2017년 울산에서 ‘민중미술30년’전을 연 뒤 2018년부터 3년째 이어오고 있는 전국 규모의 대표적인 노동미술전이다”라고 말했다. (052)283-1987.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사진 노동미술2020 추진위원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