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2월 대구 시내에서 가장 번화가인 중구 동성로가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어져 썰렁하다.
대구에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대구시민 다수가 실직을 당했거나 무급휴직, 임금삭감 등의 피해를 입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구에서는 현재 6927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185명이 숨졌다.
대구여성가족재단은 15일 “포스트 코로나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달 8∼15일 대구시민 1068명을 상대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3∼5월 코로나19로 고용이나 근무상태 변화여부를 물어봤더니 여성 43.3%, 남성 28.7%는 고용상태의 변화가 있었다는 응답을 했다”고 밝혔다.
고용상태의 변화가 있었다는 응답은 상용노동자는 32.1%에 그쳤지만 임시 노동자는 44.4%, 일용직 노동자는 51.8%로 늘어나 비정규직의 피해가 컸다. 연령별로는 40대 노동자들이 가장 피해가 심해 전체의 40.2%가 고용상태의 변화가 있었다고 대답했다.
이경숙 대구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은 “고용상태의 변화는 실직, 무급휴직, 임금삭감 등을 의미한다. 대구의 소규모 사업장에서 일하는 일용직 여성노동자들의 피해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설문조사에서는 또 전체의 74.7%가 코로나19로 불안감이나 우울감을 경험했다고 응답했고, 이중 여성은 81%, 남성은 68.4%를 차지했다. 40대 여성은 87.8%가 불안감과 우울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한 가장 큰 사회적 손실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여성의 55.9%, 남성의 52.5%는 ‘생계곤란과 경제위기’를 꼽았다. 또 대구시민들이 코로나19로 느낀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강약에 따라 0~7까지 점수로 매겨봤더니 스트레스는 5.47, 불안감은 5.5점으로 각각 조사돼 2003년 2월 192명이 숨진 대구지하철참사 때의 스트레스와 불안감보다 각각 0.79점, 0.77점 더 높았다.
정일선 대구여성가족재단 대표는 “대구시민 전체가 고용변화, 불안감, 우울감 등 다양한 피해를 당했지만 이중에서도 남성보다는 여성이 코로나19로 더 부정적인 영향을 받아 피해가 컸다. 이런 설문조사 결과를 정책개발을 위한 기초자료로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구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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