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에 마련된 긴급 선별진료소에서 주민들이 코로나19 검체검사를 받고 있다. 포항시 제공
새해 일출을 보려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경북 포항시 구룡포에서 나흘 동안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져 비상이 걸렸다.
경북도는 28일 0시 기준으로 전날 하루 45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포항 12명, 구미 11명, 경주 7명, 상주 7명, 김천 2명, 경산 2명, 영덕 2명, 칠곡 2명, 안동 1명이다. 비수도권 가운데서는 이날 경북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왔다.
특이한 점은 포항의 신규 확진자 12명 가운데 10명은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에서 발생했다. 포항시 동해안에 있는 구룡포읍과 호미곶면은 일출 명소로 손꼽힌다. 구룡포읍에는 일본인 가옥거리, 호미곶면에는 조형물인 ‘상생의 손’ 등 유명 관광지가 있다.
구룡포에서 최근 첫 확진자는 지난 24일 나왔다. 구룡포읍 구룡포리에서 음식점(소주방) 주인이 첫 확진을 받았다. 이후 이 음식점에 갔던 손님 등이 추가 확진되며 지역 내 연쇄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24일 1명, 25일 2명, 26일 5명, 27일 10명 등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는 모두 18명이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포항시는 지난 26일 구룡포읍 행정복지센터에서 코로나19 대응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다. 포항시는 이날 특별행정명령을 발동해, 25일부터 구룡포읍 모든 주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포항시는 구룡포 읍민도서관 등에 긴급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27일까지 주민 4700여명을 검사했다.
포항시는 또 구룡포읍 내 모든 다방과 노래연습장 등에 집합금지 조처를 내렸다. 구룡포읍 바닷가 펜션과 민박집 등에도 방역을 강화하고 주요 관광지에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집중 점검하고 있다. 구룡포 일대 모든 미용업소들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다음달 3일까지 자발적으로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