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 전영수 사무장과 이병락 대의원이 22일 울산 현대호텔 11층 건물 옥상에 올라가 현대건설기계 불법파견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제공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조 간부 2명이 22일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회사 쪽에 고용노동부의 불법파견 시정명령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 전영수 사무장과 이병락 대의원은 22일 아침 7시부터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맞은편 ‘호텔 현대 바이 라한 울산’ 11층 건물 옥상에서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전 사무장은 현대중공업 사내 하청업체, 이 대의원은 현대건설기계 사내 하청업체(서진이엔지) 소속이다. 현대건설기계는 2017년 현대중공업에서 분리한 계열사로 본사는 서울에 있지만, 현대중공업 안 기존 사업장은 그대로이고 노조도 기존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소속으로 남아 있다.
앞서 지난해 8월 서진이엔지가 폐업하자 “그동안 사실상 원청으로부터 업무 지시와 감독을 받아왔다”며 현대건설기계의 직접고용을 요구했다. 노동부 울산지청도 조사에 나서 지난해 12월 현대건설기계의 불법파견을 인정하고, 서진이엔지 노동자 46명을 직접고용하라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회사 쪽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고 최근 과태료 4억6천만원이 부과됐다. 고공농성에 들어간 이들은 서진이엔지 노동자들 직접고용과 하청노동자 차별·복지후퇴 문제 해결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19일에도 서진이엔지 소속 조합원 4명이 현대건설기계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현대중공업 사원 기숙사인 율전재 15층 옥상에 올라가 농성을 벌였지만, 농성 물품 반입이 저지되자 농성을 철회했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는 “현대건설기계 불법파견 문제 해결을 위해 233일간 천막농성을 했지만 회사 쪽은 어떠한 답변도 내놓지 않았다. 회사 쪽이 직접고용을 이행하고 교섭에 나설 때까지 고공농성을 비롯한 집중투쟁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기계는 “고용노동부의 불법파견 결정은 내부적으로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 앞으로 (근로자 지위확인 등) 소송 과정에서 회사의 입장을 충분히 소명하고 법원의 판단을 받고자 한다”고 밝혔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