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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세운상가 모여든 70년대 라디오 보이들

등록 2021-12-10 04:59수정 2021-12-10 19:47

라디오 키즈의 탄생
금성사 A-501 라디오를 둘러싼 사회문화사
김동광 지음 l 궁리 l 1만5000원

“우리나라 최초의 국산 라디오가 드디어 ‘쇼 윈도’에 나타나게 된다. 그동안 라디오 생산에 필요한 제반시설을 갖추어 오던 금성주식회사는 마침내 다량 생산단계에 들어갔으며 오는 11월15일경 전국 상점에 일제히 공급하게 되었다.”(<국제신보> 1959년 11월4일) 금성사 A-501 라디오의 출시를 알리는 기사다. ‘국산 1호 라디오’라는 타이틀을 달고 화려하게 등장했지만 여전히 미제·일제 라디오에 밀리던 금성사 라디오를 살린 것은 박정희 정권의 ‘라디오 사랑’이었다. 박정희 정권은 강력한 국산품 장려 정책을 펼치는 한편, ‘농어촌 라디오 보내기 운동’을 벌였다. 라디오를 통해 국민들에게 정권의 정당성을 홍보하고 새마을운동, 민방위 훈련 등에 대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였다.

<라디오 키즈의 탄생>은 1960~70년대 우리나라에서 라디오를 둘러싸고 펼쳐진 정치적·사회적·기술적 풍경들을 담은 책이다. 정권 입장에서 라디오가 효율적인 공보 수단이었다면, 국민들에게는 정보와 오락거리를 얻을 수 있는 유용한 매체였다. 학생들은 라디오의 기술적 측면에 매료됐다. 부품을 구해 라디오를 직접 만드는 ‘자작’ 문화가 유행했다. 한국전쟁 직후 전자 부품업체들이 모여 있던 서울 장사동 거리를 누비던 ‘장사동 키드’가 자작 문화 1세대였다면, 1969년 설립된 세운상가로 몰려들었던 ‘라디오 보이’가 자작 문화 2세대였다. 지은이는 우리나라 자작 문화에는 “기술 연마가 곧 나라의 장래에 도움이 되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애국주의와 실용주의가 깊게 배어 있었다고 분석한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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