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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 생로랑이 그린 마담 보바리

등록 2022-01-14 04:59수정 2022-01-14 09:52

엠마 보바리가 귀족들의 파티에 가서 로돌프와 춤을 추는 장면을 그린 이브 생로랑의 삽화. “같이 빙글빙글 돌았다. 주변의 모든 것들, 등잔이며 가구, 벽도 바닥도 모두 축 위의 원반처럼빙글빙글 돌았다. 문 옆을 지나면서 엠마의 드레스 아랫자락이 바지에 스쳤다. 한 사람의 다리가 서로 다른 사람 다리 사이에 끼어들었다. 그는 아래로 그녀를 내려다보았고 그녀는 눈을 들어 그를 보았다. 그녀는 갑자기 몸이 굳어 멈춰 서버렸다.”(<마담 보바리> 1부 8장) 북레시피 제공
엠마 보바리가 귀족들의 파티에 가서 로돌프와 춤을 추는 장면을 그린 이브 생로랑의 삽화. “같이 빙글빙글 돌았다. 주변의 모든 것들, 등잔이며 가구, 벽도 바닥도 모두 축 위의 원반처럼빙글빙글 돌았다. 문 옆을 지나면서 엠마의 드레스 아랫자락이 바지에 스쳤다. 한 사람의 다리가 서로 다른 사람 다리 사이에 끼어들었다. 그는 아래로 그녀를 내려다보았고 그녀는 눈을 들어 그를 보았다. 그녀는 갑자기 몸이 굳어 멈춰 서버렸다.”(<마담 보바리> 1부 8장) 북레시피 제공

마담 보바리
귀스타브 플로베르 글, 이브 생로랑 그림, 방미경 옮김 l 북레시피 l 2만원

“표지에 그려진 마담 보바리의 초상은 이브닝드레스 차림에 사슴 같은 두 눈이 두드러지는 얼굴, 머리를 뒤로 빗어 올려 이마가 드러난 모습을 보여준다.”

인용문에서 언급된 초상을 그린 이는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이브 생로랑(1936~2008)이다. 프랑스령 알제리 오랑에서 살던 1951년, 열다섯살 소년 생로랑은 <마담 보바리> 본문 1장 전부와 2장 도입부를 정성껏 필사하고 열석장의 삽화를 그렸다. 프랑스 파리 이브 생로랑 박물관에 소장된 이 삽화와 필사본을 담은 특별판 <마담 보바리>가 지난해 플로베르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출간되었다. 파리10대학에서 플로베르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방미경 가톨릭대 교수가 옮긴 <마담 보바리>는 이 책의 한국어판이다.
이브 생로랑이 그린 엠마 보바리의 초상. “표지에 그려진 마담 보바리의 초상은 이브닝드레스 차림에 사슴 같은 두 눈이 두드러지는 얼굴, 머리를 뒤로 빗어 올려 이마가 드러난 모습을 보여준다.”(도미티유 에블레, 파리 이브 생로랑 박물관 그래픽 아트 컬렉션 담당자) 북레시피 제공
이브 생로랑이 그린 엠마 보바리의 초상. “표지에 그려진 마담 보바리의 초상은 이브닝드레스 차림에 사슴 같은 두 눈이 두드러지는 얼굴, 머리를 뒤로 빗어 올려 이마가 드러난 모습을 보여준다.”(도미티유 에블레, 파리 이브 생로랑 박물관 그래픽 아트 컬렉션 담당자) 북레시피 제공

“그의 그림 속에서 마담 보바리는 더 이상 지방의 평범하고 착한 여인이 아니다. 그녀는 화려한 장신구를 걸치고 가슴을 드러낸 채 믿을 수 없을 만큼 세련되고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있다. 그렇게 이브 생로랑은 마침내 마담 보바리가 상상했던 그녀 자신의 모습을 그려냈다.”(<파리 마치>)

생로랑의 마담 보바리는 1949년 영화 <마담 보바리>에서 주인공 역을 맡은 배우 제니퍼 존스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짐작된다. “그의 여주인공은 가슴을 드러내고 있고, 이마가 넓고 마스카라를 붙였으며 거의 핀업걸처럼 보인다”고 피에르 베르제-이브 생로랑 재단 부회장인 막심 카트루는 썼다. 생로랑은 보바리 부부의 결혼식 장면부터 엠마 보바리가 파티에서 춤을 추는 장면, 로돌프와의 밀회 장면, 자살 장면 등 소설의 주요 장면을 잉크와 불투명 수채 물감 구아슈를 이용해 그렸다. 옮긴이 방 교수는 “(엠마는) 보통 사람들과 달리 자신의 꿈에 전력투구하고 기꺼이 맹목이 되며, 전혀 안전을 도모하지 않는다. (…) 엠마는 한심하면서 동시에 위대하다”고 마담 보바리를 평가했다.
열다섯 살 무렵 이브 생로랑이 그린 &lt;마담 보바리&gt;의 삽화와 필사본 일부. 북레시피 제공
열다섯 살 무렵 이브 생로랑이 그린 <마담 보바리>의 삽화와 필사본 일부. 북레시피 제공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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