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BOOK]
50주년 기념 증보판
로버트 달 지음, 한상정 옮김 l 후마니타스 l 1만7000원 <민주주의 이론을 위한 서설>은 현대 민주주의 이론의 거장으로 꼽히는 미국의 정치학자 로버트 달(1915~2014)의 초기 저작이다. 민주주의를 이론적 대상으로 삼고자 했던 달의 오랜 여정은 이 책으로 첫발을 떼어 마지막 저작인 <정치적 평등에 관하여>(2006)로 이어졌다. 출간 50년을 맞아 두 편의 논문을 서문과 후기로 붙였던 이 책의 2006년 증보판이 최근 한국어로 번역됐다. 제목에 ‘서설’이란 표현이 들어간 데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에서 지은이는 미국의 정치 체제(또는 정치과정)에 대한 경험적 연구를 바탕으로 삼아 민주주의를 ‘이론’으로 다루기 위해 필요한 고민의 틀을 제시한다. 그 중심에는 민주주의라는 같은 용어 아래에서 한쪽은 ‘다수의 절대 주권’을, 다른 한쪽은 ‘소수의 절대 권리’를 강조하며 대립하는 전선이 있다. 전자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로 꼽히는 제임스 매디슨의 민주주의 이론으로, 지은이는 이 ‘매디슨주의적 민주주의’로부터 다수가 무제한적 권력을 휘둘러 소수의 권리를 억압할 위험을 가장 우려하고 이를 견제하기 위한 헌법적·법률적·제도적 견제 장치 등 ‘입헌적 규칙들’을 만들어내는 데 몰두했던 입장을 읽어냈다. 반대편에는 ‘민중 민주주의’가 있다. 정치적 평등과 인민주권을 강조하는 등 ‘다수에 의한 지배’, 곧 더 많은 수가 선호하는 방안을 채택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의 핵심이라고 주장하는 입장이다.
민주주의 이론의 대가 로버트 달(1915~2014)이 강의하고 있는 모습. 출처 위키미디어 코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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