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혜가 다시 만난 여성
마리아마 바 지음, 백선희 옮김 l 열린책들(2011) 세네갈의 1세대 엘리트 여성 라마툴라이는 갑작스러운 남편의 죽음으로 상을 치르는 중에 친구 아이사투에게 속내를 털어놓는 편지를 보낸다. 라마툴라이와 아이사투는 똑같이 프랑스 학교에서 교육받고 교사가 되었으며 결혼 역시 조건보다는 사랑을 기준으로 선택했다. 그러나 결혼생활 25년 만에 남편은 라마툴라이와 열두명의 자식을 버리고 큰딸의 친구를 둘째 부인으로 맞이한다. 라마툴라이는 일부다처제 때문에 남편과 일구어온 가정과 사랑을 송두리째 부정당하지만, 주변의 이혼 권유를 물리치고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마음먹는다. 한편 친구 아이사투는 왕족 혈통의 시어머니가 세공장이의 딸인 며느리를 인정하지 못하고 자신과 같은 혈통의 조카를 둘째 며느리로 맞이하자 일부다처제에 반기를 들고 이혼과 독립의 길을 선택한다. 이렇듯 소설은 식민 지배에서 해방되어 독립 국가로서 걸음마를 시작한 아프리카 국가의 시민이자 근대 교육을 받은 1세대 여성들이 여전히 남성 중심의 이슬람 문화와 관습 아래서 어떤 갈등과 고통을 겪는지, 또 일부다처제의 폐습이 삶의 중요한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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