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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책&생각] 곧 지도 위에서 사라질 명소들을 소개합니다

등록 2022-07-08 05:00수정 2022-07-08 15:51

2012년 사해 근처에 생겨난 싱크홀의 모습. 사해의 수위가 낮아지며 지반이 약해진 결과로 추정된다.
2012년 사해 근처에 생겨난 싱크홀의 모습. 사해의 수위가 낮아지며 지반이 약해진 결과로 추정된다.

사라져가는 장소들의 지도
잃어버린 세계와 만나는 뜻밖의 시간여행
트래비스 엘버러 지음, 성소희 옮김 l 한겨레출판 l 2만3000원

여행 책을 펴고 손가락으로 지도를 더듬으며 우리는 ‘이런 장소가 실재하는구나’ 느끼고, 지금은 불가능하더라도 언젠가는 가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마음속에 새긴다. 안타깝지만 그중 어떤 장소들은 실재하지 않는다.

<사라져가는 장소들의 지도>는 우리가 더 이상 가볼 수 없거나, 길지 않은 시간 안에 가볼 수 없게 될 장소 37곳에 대한 지도와 이미지 들을 모아서 보여주는 책이다. 예컨대 파키스탄의 모헨조다로, 터키의 하투샤, 알제리의 팀가드 등에는 찬란했던 고대 문명이 있었음을 증언하는 유적만이 남아 있다. 우리는 그 장소들을 찾아가 볼 수는 있지만, 사라진 문명과 사회의 모습 그 자체를 만나볼 도리는 없다. 그래서 이 지도 책은 기본적으로 시간여행 안내서다.

성서 시대부터 20세기 말까지의 사해 지도.
성서 시대부터 20세기 말까지의 사해 지도.

현재의 사해 지도. 옛날보다 크기가 크게 줄었다.
현재의 사해 지도. 옛날보다 크기가 크게 줄었다.

어떤 장소들은 시간뿐 아니라 인간의 영향으로도 침식·풍화되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2016년 캐나다에서는 300여년 동안 흘렀던 슬림스강이 단 나흘 만에 사라졌다. 강의 원천인 빙하가 녹아 후퇴하면서, 융빙수가 흐르는 방향이 반대로 쏠린 결과다. 2000년 넘도록 주변에 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 성지들을 품어온 요르단의 사해는 한때 80㎞에 달했던 크기가 48㎞로 줄고, 수위도 해마다 1m씩 낮아지고 있다. 1960~70년대 도시와 마을이 팽창하며 생활·농업 용수를 끌어다 쓰느라 물길이 바뀐 탓이다. 허리케인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고 내륙 홍수가 잇따르면서, 미국 플로리다의 거대한 습지대 에버글레이즈는 금세기 말까지 해수면이 1.5m나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애미 지역 최대 100만 가구가 파도 아래 사라질 수 있다.

“지구에서 살아가는 존재의 변덕스러움을 일깨우는 한편, 우리가 미래 세대를 위해서 소중한 것들을 얼마나 긴급히 보존해야 하는지 경고”하는, 독특한 여행 책이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그림 한겨레출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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