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거릿 애트우드 선집 2004~2021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이재경 옮김 l 위즈덤하우스 l 3만2000원 어떤 작가들은 예언자다. 불타오르듯 급박한 질문을 서슴없이 던진다. 용맹하게 싸우고 남은 잿더미의 미래를 보여준다. 그것이 희망인지 절망인지 알 수 없는 여운을 남긴다. 마거릿 애트우드(83)는 성과 권력의 관계를 뜨겁게 질문하는 <시녀 이야기>(1985)와 <증언들>(2019)로 거장의 반열에 오른 캐나다 출신 작가다. <타오르는 질문들>은 2004년부터 2021년까지 애트우드가 쓴 에세이 중 62편을 가려 뽑아 엮은 것이다. 미국 세계무역센터 테러와 이라크 전쟁, 기후위기,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미투운동, 팬데믹 같은 중요한 의제를 아우른다. 애트우드는 많은 질문을 받았다. 왜 불쾌한 미래를 쓰는가? 왜 실비아 플라스처럼 자살하지 않았나? 남자들을 증오하는가? 인류에게 희망은 있나? 그는 더 불타오르는 질문으로 되돌려준다. 그런 당신은 왜 불쾌한 미래를 외면하는가? 세상엔 나쁜 페미니스트도 있어야 하지 않는가? 왜 희망이 없겠는가? “독재 정권이 있는 곳에 반드시 저항운동이 있다고 믿는 사람”으로서, 애트우드는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며,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고 확신한다. <시녀 이야기>를 쓴 이유다. 민주주의와 페미니즘, 기후위기는 모두 한데 얽혀있는 백척간두의 문제다. 그래서 노작가는 쉼 없이 경보를 울린다. 메이데이, 메이데이!(<시녀 이야기> 저항조직도 ‘메이데이’다) 전체주의를 피해요! 인권선언문도 읽어봐요! 712쪽 분량 내내 심각하고 절절 끓지만은 않는다. 곤충학자 아버지와 치매에 걸린 남편 등 개인사도 만날 수 있다. 요약하면, ‘애트우드 월드’를 알기 위한 필수 참고서. 이유진 선임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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