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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에서 오메가까지
김원익 지음 l 세창출판사 l 1권 2만7000원·2권 2만9000원 모든 이들이 그리스 신화에 대해 적어도 한두 편 정도의 에피소드는 알고 있지만, 정작 그 생성이나 얼개, 문헌적인 기원을 제대로 정리한 책은 전무하다시피 하다. 이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 그리스 신화의 콘텐츠의 풍요로움 때문이기도 하다. <김원익의 그리스 신화>는 그리스 신화의 시작과 끝을 정리한 국내 최초의 그리스 신화 백과사전이라고 평해도 손색이 없다. 그리스 신화는 기원전 2000년께 인도유럽어족인 이오네스족이 그리스 반도로 남하해 미케네 문명을 건설할 때 가져온 신화가 앞선 기원전 3000년께의 미노스 문명과 트로이 문명의 신화를 흡수해 발전했다. 애초에는 음유시인들에 의해 구전되다가 기원전 8세기께 문자가 발명되면서 기록됐는데, 최초의 원전이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이다. 그 이후 헤시오도스의 <신통기>, 그리스 3대 비극작가인 아이스킬로스·소포클레스·에우리피데스의 그리스 비극들, 헬레니즘 시대 때 아폴로니오스의 <아르고호의 모험>, 로마 때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가 그리스 신화의 7대 원전이라 할 수 있다. 근대에 들어서는 영어권에서 토머스 불핀치의 <우화의 시대, 혹은 신과 영웅 이야기>로 비약적으로 부흥했다. 저자는 원전의 내용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신화의 시작부터 파헤친다. 카오스에서 제일 먼저 태어난 신인 에로스 등 5차에 걸친 신들의 전쟁을 통해 그리스 신화의 주인공인 올림포스 신족이 개창되는 과정에서부터 시작해 트로이의 멸망 뒤 그 왕족인 아이네이아스가 유민을 이끌고 이탈리아에서 로마 건국의 기초를 닦는 데까지 이어진다. 30년 동안 그리스 신화를 연구하고 10편의 그리스 신화 관련 저서를 펴낸 저자는 각 500페이지가 되는 두 권의 책에서 그리스 신화를 원전뿐만 아니라 근대 이후 그리스 신화를 변주한 주요 저서에 의거해, 일목요연하게 분류하고 정리했다. 신들의 계보를 그린 일람과 표, 관련 명화도 200점이나 수록했다. 원전에 충실했기에, 그리스 비극 등 고전을 덤으로 읽는 효과도 있다. 그리스 신화와 관련된 서지분류적인 가치의 자료로서도 충분하다. 저자는 신화를 인류의 집단무의식이라고 정의한다. 신화의 에피소드를 가지고 인간심리를 설명하는 이유이다. 그리스 신화의 에피소드를 가지고 글의 소재로 삼거나 연구를 하려는 사람이라면, 옆에 두고서 쓸 자료이기도 하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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