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수상’ 논란을 낳은 올해 제14회 구상문학상 본상이 수상자를 내지 않기로 최종 결정됐다.
서울 영등포구 구상기념사업운영위원회(운영위)는 10일 회의에서 ‘수상자 없음’ 결정을 내렸다고 11일 밝혔다. 운영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올해 구상문학상 심사는 절차상 잘못은 없었으나 심사위원회가 선정한 수상 내정자가 이 상의 운영위원으로 있었던 만큼 수상자로서 부적당하다는 문제 제기가 있어, 오랫동안 시문학 창작을 통해 문학적 성취를 이어온 수상 내정자의 고사를 받아들여 수상자가 없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구상문학상 심사위원회(김종해·유자효·장옥관·정끝별·유성호)는 지난달 28일 회의를 열고 시집 <오늘은 좀 추운 사랑도 좋아>의 문정희(사진·국립한국문학관장) 시인을 상금 5천만원 본상 수상 내정자로 뽑았다. 그러나 문 시인이 심사 직전까지 구상문학상 운영위원으로 활동해 왔다는 점에서 그의 수상이 부당하다는 문제 제기가 동료 운영위원이었던 문학평론가 이숭원 서울여대 명예교수 등으로부터 나왔다.(<한겨레> 11월9일치 20면)
구상선생기념사업회장을 맡고 있는 유자효 운영위원은 11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구상문학상 운영 규정에 운영위원은 수상 대상에서 배제한다는 조항은 없었지만, 사회적 관례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문정희 시인이 수상 사양 의사를 전해 왔다”며 “운영위원의 수상 배제 조항을 새롭게 운영 규정에 포함시키는 등 앞으로 구상문학상 운영에 한층 내실을 기해 구상 선생의 문학적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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