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책&생각] 추운 마음 녹이는 이불 속 온기

등록 2023-01-27 05:01수정 2023-01-27 10:16

추운 겨울, 할아버지집 온 아이
이불 속은 동물과 함께 하는 찜질방

계란·식혜를 고리로 펼쳐지는 상상
안녕달 작가의 겨울 판타지
배가 고픈 아이는 말했다. “곰엉덩이 달걀 네 개랑 얼음할머니 식혜 한 통 주세요.” 창비 제공
배가 고픈 아이는 말했다. “곰엉덩이 달걀 네 개랑 얼음할머니 식혜 한 통 주세요.” 창비 제공

겨울 이불
안녕달 글·그림 l 창비 l 1만6000원

하얀 눈이 소복소복 쌓이는 추운 겨울. 장독대가 눈 모자를 쓰고, 곶감이 주렁주렁 달린 정겨운 단층 시골집. 집에 들어선 아이가 양말과 가방, 외투, 웃옷, 바지를 벗고 내복 바람으로 따뜻한 이불 속으로 파고든다.

이불 반대편에서 펼쳐진 세상은 곰과 너구리, 거북이가 몸을 지지고 있는 찜질방. “안녕하세요!” 외치며 들어서니 매점을 보는 흰곰이 “왔어?” 하며 맞아준다. 한편에선 개구리가 읽어주는 오늘의 유머 책에 박장대소하는 동물들. 아이는 찜질방에 누워 자는 동물들을 지나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부른다.

“그래, 우리 강아지 왔니?” 반갑게 맞는 할머니가 사우나처럼 큰 밥공기에 물을 한 바가지 뿌리자, 사우나처럼 쏴아아 소리를 내며 증기가 치솟는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시원한 식혜를 쭈욱 빨아 마신다. “으아 시원하다.”

그리고 달걀판 덮개를, 식혜 단지 덮개를 들추니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창비 제공
그리고 달걀판 덮개를, 식혜 단지 덮개를 들추니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창비 제공

배가 고파진 아이는 매점으로 가 “곰엉덩이 달걀 네 개랑 얼음할머니 식혜 한 통 주세요”라고 외친다. 곰이 엉덩이로 깔고 앉았던 달걀판 덮개를 들추자, 계란 사이로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계란 장수가 트럭을 몰고 아이들이 뛰노는 달걀 사이 골목에 들어서고, 골목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던 할머니들이 트럭을 불러세우는 그 정겨운 풍경.

이번엔 곰이 식혜 단지 덮개를 들추니 아이들이 스케이트를 타는 얼음판이 나타난다. 할머니가 얼음판을 깨고 밥알 많이 담아서 퍼준 식혜. 아이는 계란과 식혜를 먹고는, 할머니 무릎에 누워 동물들과 함께 푸하하하 와하하하 웃으면서 텔레비전을 본다. 사락사락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할머니 손길에 어느새 잠이 든다.

밤늦게 일을 마치고 아이를 데리러 온 아빠. 아이를 업고 집을 나서면서 생각한다. “애가 참 몸이 따뜻하네.”

늦게 돌아오는 엄마아빠를 기다리는 아이, 거동이 불편해 하루종일 집에서 보내야 하는 어르신, 추운 겨울 어디선가 외로운 시간을 보내는 이들을 위해 지은 이야기가 따뜻하다. 뮤지컬로도 만들어진 <수박 수영장>의 안녕달 작가 신작. 4살 이상.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오겜2의 ‘리더’ 이정재 “사극 같은 말투, 이유가 있습니다” 1.

오겜2의 ‘리더’ 이정재 “사극 같은 말투, 이유가 있습니다”

60대 은퇴 부부, 유럽 자유여행으로 인생 2막 출발 [ESC] 2.

60대 은퇴 부부, 유럽 자유여행으로 인생 2막 출발 [ESC]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대규모 상설전·국외순회전 연다 3.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대규모 상설전·국외순회전 연다

송중기, 재혼+임신 동시발표…아내는 영국 배우 출신 케이티 4.

송중기, 재혼+임신 동시발표…아내는 영국 배우 출신 케이티

로제 ‘아파트’ 빌보드 핫100 5위…K팝 여성 가수 최초 5.

로제 ‘아파트’ 빌보드 핫100 5위…K팝 여성 가수 최초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