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절된 책을 중고 시장에서 사고 싶어도 관련 책이 없거나 웃돈을 많이 줘야 해 난감함을 겪는 독자들이 있다. 이런 독자들을 위해 일정 조건에 부합하면 품절된 책을 인쇄해주는 서비스가 나와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온라인 서점 알라딘의 ‘단한권 인쇄소’ 서비스가 그것이다.
이화종 알라딘 도서2팀 차장은 18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지난 3월28일부터 ‘단한권 인쇄소’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시작했다”며 “인쇄하고 싶은 품절 도서 신청을 댓글로 받았는데 현재까지 3900여개 댓글이 달릴 정도로 독자들의 반응이 뜨겁다”고 전했다. 알라딘 쪽은 홍보도 하지 않고 서비스 페이지만 열었는데 댓글이 많이 달려 이 시장에 대한 잠재수요(needs)가 충분히 있다고 판단하고 해당 서비스 도서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품절된 책을 인쇄해주지만 모든 책이 이 서비스의 대상은 아니다. 출판사에 재고가 없고, 출판사가 저자와 판권 계약을 맺고 저자로부터 인쇄 유통이 아닌 주문제작 방식의 판매에 대해 승인을 받은 책만 인쇄해 배송해준다. 이렇듯 조건이 까다로운 편이라 현재까지 ‘단한권 인쇄소’에서 주문 가능한 책은 만화 <식스틴1>(백과서 펴냄)과 <역사가들>(역사비평사 펴냄) 등 총 10권에 불과하다. 현재까지 이용자는 100여명 미만이다.
알라딘은 인쇄 가능한 책 제목 앞에 ‘[단한권]’이라고 표기를 해놓았다. 인쇄가 가능한 경우 최소 책값은 2만원으로 정했다. 이 차장은 “종이 가격과 인쇄 비용이 많이 올랐고 제작비와 배송비까지 고려하면 원래 정가보다는 책값을 높게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품절 도서 주문제작 서비스가 이번이 처음인 것은 아니다. 대형서점인 교보문고도 지난 2010년부터 개인 출판과 품절 도서 인쇄를 하는 ‘피오디(Publishing On Demand) 서비스’를 해왔다. 다만, 이 서비스는 저작권을 가진 개인이나 출판사가 직접 신청한다면, 알라딘 쪽은 수요가 있는 책을 먼저 파악해 출판사 쪽에 연락해 인쇄 가능한 책을 추려 독자들에게 목록을 제시한 뒤 독자가 직접 주문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양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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