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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책&생각] 해리 벨라폰테

등록 2023-04-28 05:01수정 2023-04-28 09:27

책거리

1963년 미국 워싱턴에서 펼쳐진 ‘시민권 행진’에 참여한 해리 벨라폰테(가운데)와 그의 친구 시드니 포이티어(왼쪽), 찰턴 헤스턴(오른쪽)의 모습. 위키미디어 코먼스
1963년 미국 워싱턴에서 펼쳐진 ‘시민권 행진’에 참여한 해리 벨라폰테(가운데)와 그의 친구 시드니 포이티어(왼쪽), 찰턴 헤스턴(오른쪽)의 모습. 위키미디어 코먼스

미국의 가수·배우 해리 벨라폰테(1927~2023)가 세상을 떠났다는 보도를 최근 접했습니다. 올드팝 팬이라면 카리브해 음악을 대중화한 앨범 <칼립소>(1956)로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벨라폰테는 대체로 국내에 아주 친숙한 인물은 아닌 듯합니다. 자메이카계 미국인인 벨라폰테는 찰리 파커 밴드에서 노래를 부르는 등 가수로 이름을 널리 알렸고, 유명 연예인이던 60년대에 동료 시드니 포이티어와 함께 시민권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사회운동가로도 잘 알려졌습니다.

힙합 음악과 미국 흑인운동 사이의 관계를 탐구한 <검은 턴테이블 위의 영혼들>(나름북스)은 벨라폰테에게도 한 장을 할애했는데, 특히 그가 선배 가수·배우 폴 로브슨(1898~1976)을 ‘롤모델’로 삼았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로브슨은 학자인 듀보이스와 함께 국제적인 식민주의 반대 기구를 설립하고 <프리덤>이라는 잡지를 발행해 반인종주의·반식민주의 주장을 거침없이 이어갔던 인물입니다. “내 모든 생애가 그를 향한 오마주”라고 말했을 정도로 벨라폰테는 그의 뒤를 충실히 이었고, 국내 인권운동뿐 아니라 미국의 제국주의적 행보를 비판하는 등 국제적으로도 진보적인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합니다.

‘칼립소의 왕’인 벨라폰테는 뜻밖에도 힙합의 “문화적 가치”를 가장 빠르게 알아본 인물이기도 합니다. 1984년 힙합 문화를 다룬 영화 <할렘가의 아이들>의 제작에 참여했다죠. ‘세상의 부조리를 회피하지 않고 그것에 대해 떠들기를 그치지 않는 것’이 아마도 그가 힙합에서 발견한 가치였겠죠. “예술가는 진실의 문을 지키는 문지기”라는 로브슨의 말은, 벨라폰테를 거쳐 또 어느 누구에게로 이어지게 될까요.

최원형 책지성팀장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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