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중문화역사가 엘버러
버려지고 잊혀진 장소들 찾아 소개
방치됐던 원전 터, 쇠락한 광산…
흥망성쇠의 역사 속 ‘그림자’ 직시
버려지고 잊혀진 장소들 찾아 소개
방치됐던 원전 터, 쇠락한 광산…
흥망성쇠의 역사 속 ‘그림자’ 직시
아이티의 상수시 궁전은 아이티의 혁명 영웅 앙리 크리스토프가 독재자로 변해 자신의 강력한 지위와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건설했다. 고전적인 파사드와 바로크식 이중 계단 등을 갖춘 이 궁전을 짓기 위해 수많은 아이티인이 희생됐다. 한겨레출판 제공
세상에서 가장 불가사의하고 매혹적인 폐허 40
트래비스 엘버러 지음, 성소희 옮김 l 한겨레출판 l 2만3000원 영국의 유명 대중문화역사가인 트래비스 엘버러는 낯선 장소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기가 막히게 풀어내는 이야기꾼이다. 전작 <사라져가는 장소들의 지도>에서 그가 더는 여행할 수 없거나 곧 지도에서 사라질 곳으로 우리의 시선을 돌렸다면, 이번에 펴낸 <지도로 보는 인류의 흑역사>에서는 버려지고 잊혀지고 사람들이 찾지 않는 폐허 40곳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폐허’를 굳이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는 뭘까. 그는 “이러한 장소들이 품은 이야기는 덧없음과 소진, 흥망성쇠, 산업화와 환경, 인류의 오만, 신뢰할 수 없는 기억과 기념에 관해 중요한 교훈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생생한 컬러 사진과 친절한 지도를 보며 그가 안내하는 폐허를 따라가다 보면 책 제목 그대로 인류의 ‘흑역사’를 마주하게 된다. 탐욕스럽고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고 차별과 편견에 가득한. 폴란드 정부는 1982년 북부 발트해 연안 근처 자르노비에츠라는 마을에 국가 최초의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에너지의 80%를 석탄으로 충당했는데 천연자원을 절약하고 화석연료를 수출하기 위해 이 같은 계획을 세운 것. 그러나 모두가 알다시피 1986년엔 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인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가 발생했고, 이 여파로 원전 반대 시위가 거세졌다. 1990년 원전 개발은 결국 중단되고 만다. 30년 동안 녹슨 채 버려져 있던 원전 터가 최근 다시 차세대 원전 건설 기지 후보로 꼽히고 있다고 하니, 인간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알 수 있다.
이탈리아 토스카나에 있는 사메자노성의 호화로운 디자인은 동양 건축에서 영향을 받았다. 19세기 피렌체 귀족이자 건축가인 페르디난도 판치아티키 시네메스 다나고나 후작은 상속받은 영지에 사메자노성을 지었는데, 이 성은 1970년대에 호텔로 개조됐다. 성과 부지를 유지하는 비용이 너무 많아 1990년대 초 결국 문을 닫았고, 성은 현재도 텅 비어있다. 한겨레출판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