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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테러와의 전쟁’은 어떻게 중국의 무기가 됐나 [책&생각]

등록 2023-07-21 05:01수정 2023-07-21 09:44

중국의 국기 오성홍기.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의 국기 오성홍기. 로이터 연합뉴스

위구르 제노사이드
위구르족을 말살시키려는 중국의 식민 정책
숀 알(R). 로버츠 지음, 장성준 옮김 l 산처럼 l 3만원

중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대한 광범위한 탄압은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지난 몇 년간 꾸준히 드러나 왔다. 외신은 대부분 무슬림인 위구르인 1100만명 가운데 100만명 이상이 ‘재교육 캠프’로 불리는 시설에 갇혀 있거나 수감된 적이 있고, 심각한 인권침해를 경험했다고 보도했다. 그럴 때마다 중국은 ‘반중국 세력의 날조와 거짓말’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해왔다.

책은 이러한 공방 속에서 고통받는 위구르의 ‘비극’에 주목한다. 위구르어를 구사하는 저자(조지워싱턴대학교 엘리엇 국제관계학교 교수)는 역사와 지정학적 맥락, 국제정치의 상황 등 다양한 관점에서 위구르 문제를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18세기 청나라가 위구르를 식민지배하며 비극의 씨앗은 잉태된다. 저자는 위구르를 흡수하려던 중국이 2001년 9·11테러 이후 노골적인 탄압을 전면화했다고 본다. 당시 미국이 내세웠던 ‘테러와의 전쟁’을 가져다 명분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의 위구르족 망명자들로 구성된 소규모 단체를 ‘테러 단체’로 지정한 중국은 위구르인들 전체에 ‘잠재적 테러리스트’라는 낙인을 찍는다.

저자는 중국의 책임이 명확하다면서도, 미국 중심의 ‘테러와의 전쟁’이 정의하는 ‘적’이 모호하다는 사실도 재앙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한다. 중국이 거침없이 위구르를 탄압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테러리스트가 무엇인지 제대로 규정도 하지 않은 채 무작정 맞서 싸워야 한다는 강박에 빠져 있던 국제사회의 책임”이라고도 짚는다.

위구르의 비극은 현재진행형이다. 위구르인의 삶이 완전히 파괴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국제사회의 대응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실천적 행동과 기록 작업을 계속하는 것이 반드시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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