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혼자 아이를 돌보는 주말
예기치 않게 방문한 호랑이 결혼식
현실과 환상의 흐릿한 경계 속에서
돌봄의 힘이 빚어낸 기적 같은 하루
예기치 않게 방문한 호랑이 결혼식
현실과 환상의 흐릿한 경계 속에서
돌봄의 힘이 빚어낸 기적 같은 하루
창비 제공
국지승 지음 l 창비 l 1만5000원 선아는 엄마가 제일 좋다. 하지만 엄마는 바쁘다. 날씨가 맑고 화창한 날인데, 엄마가 없어서 기분이 좋지 않다. “선아야, 날씨도 좋은데 호랑이 보러 갈까?” 호랑이를 보러 간다고? 선아는 호랑이가 좋다. 아이스크림만큼 좋다. 아빠도 호랑이를 좋아할까? 선아는 아빠와 함께 어린이 대공원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어느새 둘 다 깊이 잠이 들었다. 내려야 하는 역도 지나쳤다. 종점 안내방송이 나왔지만, 둘 다 깰 생각이 없다. 버스는 사람들이 모두 내렸는데도 계속 달린다. 사람이 사라진 버스, 동물 승객들이 하나둘 오른다. 토끼, 사슴, 너구리, 다람쥐…. 잠에서 깬 아이가 놀라서 아빠를 깨운다. 버스 안은 이미 수많은 동물로 가득하다. “으악! 여기가 어디야?” 버스가 내린 곳은 꽃이 만발한 깊은 숲속 결혼식장. “오늘은 호랑이 결혼식이 열리는 날입니다. 곧 식이 시작되오니 손님들은 모두 자리에 앉아 주시기를 바랍니다.” 눈부시게 흰옷을 입은 호랑이 한 쌍이 식장으로 들어선다. 수탉이 주례를 보고, 여우가 부케를 받았다. 선아와 아빠도 동물들과 한 테이블에서 융숭하게 음식을 대접받았다. 식사를 마치고 온갖 꽃이 흐드러지게 핀 풀밭에서 모두 춤을 춘다. 돼지 삼형제 악단이 연주하는 음악에 맞춰 선아도 아빠와 손을 잡고 신나게 춤을 췄다.
창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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