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촉진하는 밤
등단 30주년의 김소연 시인이 5년 만에 완성한 시집. 대개의 용언은 느리므로 ‘기다림’과 결부된다. “타는 소리를 듣”고 “네 흉터를 오래 바라보”고 “접시에 누워 있”다. 뜸들여 말하기 위함이다. “시간으로부터 호위를 받을 수 있다/ 시간의 흐름만으로도 가능한 무엇이 있다는 것/ 참 좋구나”
문학과지성사 l 1만2000원.
■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
‘아버지의 해방일지’ 작가 정지아의 첫 에세이. 술 좋아하던 사회주의자 아버지 따라 ‘주사파’가 되어 격동한 생애를 고백한다. 술, 담배, 마약은 절대 안 한다던 이가 “언니랑 눈 뜨자마자 아침에 마시는 술이 세상 달고 맛있”단 얘기를 듣기까지, ‘외로움’이 안주라서.
마이디어북스 l 1만7000원.
■ 디어 마이 송골매
국내 록그룹 송골매의 재결합을 소재로 쓴 장편소설. “저는 53년생입니다. 전쟁통에도 사랑이 있었습니다. 젊은이 여러분, 사랑하세요”라고 말한 배철수의 한마디가 영감을 줬다. 콘서트 100일 전부터 디데이로 시간이 흐르고, 주인공의 ‘응답하라 시절’이 되살아난다.
2018년 등단한 이경란 지음 l 교유서가 l 1만5000원.
■ 그림 동화 1·2
독일 그림형제가 14년 동안 “충실함과 진실함”으로 전역을 다니며 수집한 200종의 이야기집. “민중문학의 바탕은 초록 풀밭과 같다”는 혜안이 오롯하게 펼쳐진다. 형제가 죽기 전 마지막 판본인 1857년 7판을 정본 완역했다. 독문학자 전영애·김남희의 몫.
오토 우벨로데 그림 l 민음사 l 1권 3만원, 2권 3만2000원.
■ 서자
퀴어문학을 선도한 타이완 작가 바이센융(86)의 유일한 장편(1983). 가족과 사회로부터 배척되어 자신들만의 불법적 커뮤니티에서 살아가는 당대 동성애 젊은이들을 그렸다. 해외에서 먼저 주목받았고, 이후 영화,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커밍아웃, 동성애 자녀와 가족 간 화해가 잇따랐다.
김택규 옮김 l 글항아리 l 2만5000원.
■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
■ 그림 동화 1·2
■ 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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