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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책&생각] 졸라와 세잔의 결별은 드레퓌스 사건 때문

등록 2023-12-22 05:01수정 2023-12-22 10:40

반항과 창조의 브로맨스
에밀 졸라와 폴 세잔
박홍규 지음 l 틈새의시간 l 1만8000원

영화 ‘나의 위대한 친구, 세잔’은 에밀 졸라의 소설 ‘작품’을 토대로 화가 폴 세잔과 졸라의 관계를 다루었다. ‘작품’은 시골 중학교 친구였던 화가 클로드와 소설가 상도즈가 파리로 올라와 각각 그림과 소설에 매진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두 사람의 우정과 결별을 그린 소설이다. 세잔과 졸라는 실제로 프랑스 남부 소도시 엑상프로방스 출신 절친이었지만, 졸라가 ‘작품’에서 클로드를 실패한 예술가로 묘사한 것에 격분한 세잔이 그와 절연했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반항과 창조의 브로맨스: 에밀 졸라와 폴 세잔’을 쓴 박홍규 전 영남대 교수는 이런 지배적 견해에 이의를 제기한다. 박 교수는 유대인 장교 드레퓌스가 부당하게 스파이 혐의를 덮어쓴 ‘드레퓌스 사건’을 둘러싼 이견이 두 친구를 갈라 놓았다고 본다. 졸라는 이와 관련해 저 유명한 ‘나는 고발한다’라는 신문 기고 글로 드레퓌스를 옹호했고, 후년에 가톨릭으로 돌아선 세잔은 교단의 보수색을 좇아 드레퓌스와 유대인을 비난하는 쪽에 섰다. 졸라의 기고문이 파문을 일으키고 그가 위협에 노출되자 말라르메와 지드, 프루스트 같은 문인들과 화가 모네 등도 졸라를 지지하는 선언에 서명했지만 세잔은 그 서명에 참여하지 않았다.

졸라의 소설을 결별의 근거로 드는 견해는 화상 볼라르와 화가 베르나르가 쓴 책들에서 인용한 세잔의 발언인데, 박 교수는 볼라르가 부자들에게 세잔의 작품을 팔기 위해 ‘빨갱이’ 졸라와 세잔의 관계를 일부러 험악하게 그렸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로버트 레스리지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2016년 논문 ‘졸라와 세잔을 다시 생각한다’도 이런 주장을 담고 있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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