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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주간 30일까지 인문학 대중 속으로 출발!

등록 2006-09-26 20:32

’열림과 소통의 인문학’을 주제로 한 인문주간 개막식이 26일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대 국제교육관에서 열려  참석자들이 학술진흥재단의 인문학 지원 현황을 듣고 있다. 김경호기자 jijae@hani.co.kr
’열림과 소통의 인문학’을 주제로 한 인문주간 개막식이 26일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대 국제교육관에서 열려 참석자들이 학술진흥재단의 인문학 지원 현황을 듣고 있다. 김경호기자 jijae@hani.co.kr
이어령 교수 “모든 학문의 원천 마르면 역병 재앙”
전국 80개대 학장들 진흥기금·발전추진위 촉구
고문서 전시·대중 강연·사이버 퀴즈대회 등 다채
‘열림과 소통의 인문학’을 주제로 한 ‘인문 주간’ 행사가 26일 이화여대에서 시작돼, 오는 30일까지 열린다.

이번 행사는 최근 인문학의 위기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인문학적 연구 성과를 사회에 환원하고 인문학과 대중이 만나는 소통의 장을 마련할 목적으로 한국학술진흥재단이 주최하고 디지털문화예술아카데미 등 7개 기관이 참여했다.

26일 오전 이화여대 국제교육관 엘지컨벤션홀에서 열린 개회식에서 김신일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동북아 중심국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인문학을 중심으로 한 기초학문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며 인문학의 가치를 앞세웠다.

이어 이어령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기조강연에서 특유의 재치 있는 어법으로 “모든 학문의 원천인 인문학이 마르면 사회(Society), 기술(Technology), 경제(Economy), 정치(Politics), 곧 ‘스텝’(STEP)이 ‘페스트’(PEST)로 변할 것”이라며 “똑같은 글자라도 순서가 바뀌면 뜻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처럼 학문의 첫 글자였던 인문학의 순서가 뒤로 밀리면 온 나라가 역병에 감염되는 사태가 벌어진다”고 말했다. 또 이 교수는 “학원에서 배운 획일적 답안으로 시험점수를 따려고 하면 인문학은 끝”이라며 지금의 ‘논술 교육’이 제 구실을 못하고 있음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자리에서 전국 80개 인문대 학장들은 함께 성명서를 내어 “미래 사회를 위해 인문교육으로 다져진 인재를 키우는 게 절박한 과제”라며 “인문학 지원을 위한 ‘인문학 진흥기금’과 ‘인문학 발전 추진 위원회’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열린 학술대회에서는 인문학의 제자리 찾기와 학자들의 반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고려대 윤재민 교수(한문학)는 “오늘날 학문의 문제는 인문학의 위기가 아니라 인문정신의 위기”라며 “인문학자들이 좁은 틀에서 벗어나 자연과학과 사회과학까지 연구 범위 안에 적절한 방식으로 끌어들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기동 성균관대 교수(유학동양학부)는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려면 안팎에서 알을 쪼아야 한다는 ‘줄탁동시(茁啄同時)’를 상기해야 한다”며 인문학자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이밖에 서강대 임상우 교수(사학과)는 “적극적이고 공세적으로 인문학의 실용성을 강조해야 한다”며 인문학의 실용적 가치를 내세웠고, 신경숙 연세대 교수(영문학)는 “이제 인문학의 미래를 디자인하고 예측하면서 좀더 대중에게 개방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과 한국학 중앙연구원 장서각은 27~29일 고문서 전시회와 특강을 각각 마련해 한국 인문문화의 ‘원류’를 찾는 길을 안내한다. 서울대 규장각은 ‘고문서로 본 생활사’(27일)와 ‘김정호는 지도를 어떻게 만들었나’(29일) 등을 통해 한국 사회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설명을 시민들에게 제공한다.


서울시립대 서울학연구소도 26~28일 교내 박물관에서 ‘서울 100년-시간, 공간, 그리고 인간’을 주제로 문학·역사·철학·도시과학을 아우르는 대중강연을 마련해 인문학에 좀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을 준비했다. 이밖에 소장학자들의 창의적 연구모임인 ‘연구공간 수유+너머’와 철학아카데미에서는 30일까지 대학의 ‘강단 인문학’과 다른 지식과 프로그램으로 인문학 살리기에 나선다. 디지털문화예술아카데미는 홈페이지(www.artnstudy.com)에서 인문학 강의를 무료로 제공하고 29일까지 인문학 지식을 겨루는 ‘사이버 인문퀴즈 페스티벌’도 열어 다득점자 순으로 상품권 등을 나눠줄 계획이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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