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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마티스 따라 창조적 삶 찾기

등록 2007-01-04 20:11

<마티스와 함께한 1년-어둠에서 빛을 찾아가는 여행> 제임스 모건 지음. 권민정 옮김. 터치아트 펴냄. 1만5000원.
<마티스와 함께한 1년-어둠에서 빛을 찾아가는 여행> 제임스 모건 지음. 권민정 옮김. 터치아트 펴냄. 1만5000원.
잠깐독서 /

자기개발서는 분명 아닌데 무언가 울컥 사람을 충동질해대는 책이 있다. 있지도 않은 도전정신을 일깨우는 경우인데, 새해 벽두에 묘하게 어울린다. 출판사는 억울할지 몰라도 이 책이 그렇다.

법률사무소 서기로, 분명 무료한 삶을 보내고 있었을 청년 마티스는 이른 아침마다 드로잉 강의를 듣는다. 요즘말로 ‘아침형 인간’이었던 셈이다. 어느 순간 평생 캔버스를 마주하며 살아야할 운명이란걸 깨닫는다. 100년도 훌쩍 지난 뒤, 잘 나가던(스물 여덟에 집을 장만한!) 한 남자가 나이 60이 다 되어 뒤늦게 ‘창조적 삶’을 찾아 나선다. 마티스와 함께.

저자는 쓰기를 업으로 삼던 작가 출신의 미국인이다. 3개월짜리 동네 미술강좌를 듣고 나서 불현듯 마티스가 깨달았던 ‘그리기의 진리’에 도달한다. “중요한 것은 보는 대상이 아니라 보는 행위다.” 관습적인 삶을 깨고 행복을 부르는 주문. 그는 집을 내놓고 부인과 함께 마티스가 그림을 그렸던 프랑스 곳곳을 찾아 나선다. 두툼한 400여쪽짜리 책은 한 예술가의 전기로 드로잉을 한 뒤, 부부의 프랑스 여행기로 밑바탕을 칠하고, 거기에 이방인이 낯선 땅에서 겪는 시행착오를 솜씨 좋게 덧칠한다. 예를 들어 마티스가 머물던 동네를 헤매다 운좋게 깨끗한 호텔방을 잡고 좋아하는 소소함 따위.

저자가 굳이 마티스를 자신의 ‘소울 메이트’로 삼은 이유는 간단하다. 당시에는 ‘위험’했던 원색의 색조를 과감히 집어든 꿋꿋함과 강인함. 저자가 생을 자살로 마감한 작가 헤밍웨이 대신 화가 마티스와 공감하는 이유다.

시시콜콜한 것에 집착하는 중상층 부부의 교양이 때론 지겹기도 하지만, 이 고급스런 헤로인을 읽고나면 낙서라도 막 하고 싶어진다. 새해가 시작되고 작심삼일도 두번은 했을 시간이 지났다. 피카소든 심수봉이든 올 한해 당신도 창조적 삶을 찾아 떠나보길. 질 좋은 종이에 색감 좋게 실린 마티스의 그림들은 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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