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커뮤니케이션이다> 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 펴냄. 1만4000원
“역사는 현재와 과거와의 끊임없는 대화다.” E. H. 카는 이렇게 말했지만 강준만 교수는 ‘대화’를 넓은 의미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치환했다. “역사는 커뮤니케이션이다.” 그가 보기에 커뮤니케이션은 역사에서 왜소해진 인간을 되살리는 유용한 도구다. 거대담론의 폭력성은 커뮤니케이션을 무시한 결과다. 끊임없는 글쓰기를 증언하듯 <한국 대중매체사>에 연이어 ‘커뮤니케이션사’를 묶어냈다. 그것은 단지 언론사·매체사·문화사를 아우를 뿐아니라 ‘미시’와 ‘거시’를 가로지르는 통합사를 지향한다.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는 ‘1극중앙체제’인 한국사회를 향한 커뮤니케이션 학자의 발언이기도 하다. 커뮤니케이션은 ‘지금 당장, 여기에서의’ 문제일 수밖에 없다. 현대사, 발딛고 선 곳과 거리두기를 마다함으로써 ‘미네르바의 부엉이’를 한낮에 날게 한다. 중앙으로 돌진해온 ‘소용돌이문화’, 모든 걸 경제 중심으로 보는 ‘경제중심 망탈리떼’, 근대와 탈근대가 뒤섞여 한 시대에 어우러져 공존하는 ‘비동시성의 동시성’ 등의 코드를 통해 소통의 향방을 짚어본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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