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창 교수
김우창 교수 학술대회서 주장
최장집 교수 이어 논의 눈길
최장집 교수 이어 논의 눈길
최장집 고려대 교수가 과도한 민족주의를 경계하는 글을 지난달 발표한 데 이어 김우창(사진) 고려대 명예교수는 지역성(regionality)이라는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며 민족주의를 최소한도로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가 민족주의가 민중생존권 등 사회의 주요문제를 의제화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시각이라면, 김 교수는 실리를 찾아 지역간 통합을 추구하는 세계적 흐름과 민족주의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관점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김 교수는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가 21일 연 국제학술대회 ‘인문학의 새로운 흐름:한국학과 일본학의 국가간·학제간 경계를 넘어’의 기조연설 ‘경계를 넘어서기:위험, 두려움, 역사적 진실’에서 “지역성(regionality)이란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동아시아에서 민족주의는 여전히 강력하며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 △국가 사이의 배상문제와 같은 과거의 축적된 잘못들이 있고 △서구 열강의 헤게모니에 의해 이 지역에서 발생한 역사적 전환 등이 김 교수가 거론한 주요한 이유이다. ‘국경없는 세계’라는 개념도 아직까지는 “초국가적 경제에 의해 형성되고 촉진되어온 환영”에 불과하다. 또 아직까지 민족주의 없이 살아갈 수 있는 그런 동아시아 혹은 전세계적인 휴머니즘이라는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조류도 없다고 김 교수는 본다.
하지만 문제는 “역사의 주체가 민족주의적으로만 규정된다면” “경제와 의사소통을 발전시키는 지역적 상호의존과 일치되지 않는다”는데 있다. 실제 한·중·일 등을 포괄하는 동아시아 공동체 결성 추진이 지지부진한 데는 세 나라의 배타적 민족감정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교수는 “지역성이라는 현실은 무시될 수 없으며 역사적 사실과 진실들을 확인하기 위해 (국가간) 경계와 한계 넘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경계 건너기는 민족주의자들에게는 위험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여기서 김 교수의 민족주의 최소화론이 나온다. 그는 민족주의에서 삶의 이익과, 이데올로기의 이익을 구별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념적 혹은 정치적 이데올로기에 의해 동기부여된 이익을 들어내는 방식으로 ‘민족주의의 무게’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글 강성만 기자
사진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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