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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8월 16일 잠깐 독서

등록 2008-08-15 18:13수정 2008-08-15 19:28

〈대한민국 걷어차기〉
〈대한민국 걷어차기〉
■ 더이상 미·일에 휘둘리지 마라

〈대한민국 걷어차기〉

독도를 두고 벌어지는 한국과 일본의 전쟁 시나리오. 위기의 상황에서 비로소 드러나는 관계의 진실을 따라 지금의 판도를 읽다 보면, 그 뿌리가 1905년 미국과 일본이 필리핀과 조선을 사이좋게 나눠 먹었던 가쓰라-태프트 밀약까지 닿아 있음이 밝혀진다. ‘21세기 가쓰라-테프트 밀약’을 경계하게 만드는 그들의 ‘본색’. <대한민국 걷어차기>에는 이처럼 시의성을 지닌 한·미·일 문제를 붙잡고 감춰진 뿌리까지 파헤친 글들이 모여 있다. 지난 20여년 동안 동아시아를 둘러싼 국제 관계에 천착해 온 한승동 <한겨레> 선임기자가 최근 몇 년 동안 <한겨레21> <녹색평론> 등에 실었던 글을 가려 뽑아 엮은 것이다.

역사적 사실들을 치밀하게 제시하며 지은이는 ‘걷어차인’ 한반도의 진실을 좇는다. “… 나는 미국이란 나라, 일본이란 나라를 잘 몰랐다. 어릴 때부터 나란 존재를 만든 질료의 상당 부분이 그들이고, 그들에 대한 우리의 심각한 열패감이 그런 세월 속에서 배양됐다는 걸 자각하는 데는 오랜 세월이 걸렸다.” 고대사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빡빡한 역사적 사실들은 지은이가 그 ‘자각’을 따라, “나란 존재를 만든 질료”를 찾아 촘촘히 다시 제대로 수놓는 자신의, 나아가 한국의 초상이다. “우리의 운명과 삶을 좌우하는 것이 어쩌면 우리 자신이 아니라 여전히 미국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운 사실”과 맞서 ‘나’를 찾아 헤매는 지은이의 다짐은 그의 전투적인 글쓰기가 계속될 것임을 예고한다. “세상을 이렇게 만든 내력과 구조를 보기 좋게 무너뜨릴 힘이 내게는 없다. 그저 야금야금 죽을 때까지 하던 일 계속하며 살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한승동 지음 /교양인·1만6000원.

김일주 기자

■ 작가 18명의 작업실을 엿보다



〈한국의 글쟁이들〉
〈한국의 글쟁이들〉
〈한국의 글쟁이들〉

정민·이주헌·이덕일·한비야·김용옥·구본형·이원복·공병호·이인식·주강현·김세영·임석재·노성두·정재승·조용헌·허균·주경철·표정훈. 낯익은 이름들이 간간이 낯선 이름들과 섞여, 눈치 빠른 독자라도 쉽게 18명의 이름을 단번에 엮지 못한다. <한겨레> 출판 담당 기자를 지낸 구본준씨는 이들을 당대를 대표하는 <한국의 글쟁이들>로 꼽았다. 모두 동의하지 않더라도, 247쪽까지 다 읽다 보면 고개를 끄덕거리게 만든다.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를 쓴 사학자 이덕일씨가 어떻게 글쟁이가 됐는지,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을 쓴 여행가 한비야씨가 어떻게 글을 쓰는지, 43종 54권의 책을 펴낸 철학자 도올 김용옥씨가 어떻게 자신을 관리하는지, <한시미학산책>을 펴낸 국문학자 정민씨가 책을 어떻게 생산하는지, 이주헌씨는 여행과 미술을 결합한 <50일간의 유럽 미술관 체험>을 어떻게 기획했는지 … 지은이는 책 너머 글쟁이들의 작업장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저자들의 책과 인터뷰를 섭렵해 얻은 내공으로 단순 소개나 중개를 넘어서 글 쓰는 공정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는 게 이 책의 장점이다. 읽다 보면 ‘세상에 저절로 되는 건 없다’는 말이 글쟁이 세계에서도 어김없이 들어맞는다는 걸 금세 깨닫게 된다. “전문성과 대중성의 중간”에 놓인 18인은 글의 생산 공정에 모두 치밀하고 엄격하다. 지향점은 어김없이 ‘대중’이다. 18인의 글을 좋아하는 당신이라면 이 책이 초콜릿 공장의 입장권인 찰리의 ‘황금티켓’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구본준 지음/한겨레출판·1만1000원.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 통계의 거짓말에 속지 마세요


〈통계가 전하는 거짓말〉
〈통계가 전하는 거짓말〉
〈통계가 전하는 거짓말〉

‘통계’를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과 함께 3대 거짓말로 꼽은 마크 트웨인의 풍자가 여전히 빛을 발할 만큼 우리는 통계에서 비롯된 통념에 쉽게 물든다. <통계가 전하는 거짓말>은 국내 신문에 보도된 기사들을 ‘도마’에 올려놓고 진실과 거리가 먼 통계의 실상을 헤집으며, 우리의 통념을 깨끗이 뒤집어 놓는다.

이 책은 통념에 물든 잘못된 통계의 한 예로, 국정감사 과정에서 불거지는 전문직 사업자들의 소득을 꼽는다. 지난해 10월 한 신문에 실린 기사의 제목은 ‘변리사 1년 소득 5억8200만원 … 전문직 중 최고’였다. 이런 식의 기사는 거의 해마다 반복돼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어느덧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전문직=변리사’로 굳어져 있다. 문제의 기사에서 변리사의 ‘소득’은 실제론 ‘매출’이어서 여러 경비와 세금을 포함하고 있는데다 변리사 사무소를 변리사 1인처럼 생각해 계산된 심각한 결함을 아울러 안고 있다. 변리사 1인당 실제 평균 연소득은 6581만원으로 추산됐다. 책은 또 ‘개신교도 수 1200만명’ ‘20대 태반이 백수(이태백)’ ‘결혼한 두 쌍 중 한 명이 이혼하는 나라’ ‘초등학생 2.5%가 성경험’ ‘대졸 초임, 한국이 일본보다 많다’ 따위 마치 사실처럼 수용돼 있는 무수한 통계의 오류들을 꼬집어 낸다. ‘모든 통계는 일단 의심하고 보자’는 책의 메시지는 일반인들에게도 유용해 보인다. 잘못된 통계치가 잘못된 통념을 낳고, 잘못된 정책으로까지 이어지는 현실이기에. 정남구 지음/시대의창·1만3500원.

김영배 기자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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