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함석헌 1-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만화 함석헌 2-겨울이 만일 온다면〉,〈만화 함석헌 3-바보새의 노래〉.
역사의 고비고비 쏟아낸 구도적 에너지
사상과 영성, 실천과 비판정신 알알이
사상과 영성, 실천과 비판정신 알알이
〈만화 함석헌 1-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
〈만화 함석헌 2-겨울이 만일 온다면〉
〈만화 함석헌 3-바보새의 노래〉
남기보 지음/한길사·각 권 1만원 “자연에 조금 이상이 있으면 투덜대는 사람들이 역사가 정상적인 길을 달리지 못하고 이상적으로 비뚤비뚤하는 데 대해서는 왜 한마디 의분의 탄식도 없을까요?” 촛불 들랴, 우익단체 가스통 피하랴, 숨 막히는 현실을 사는 사람들의 탄식이 아니다. 30년 전 <씨알의 소리>에 실린 함석헌의 글이다. “정치강도에 시위운동할 것이 아니라 신문을 향해 시위해야 한다”는 선각은 또 어떤가. 실천하는 지식인이자 비폭력 저항가인 함석헌의 말과 글은 오늘에 비추어도 생명력을 잃지 않고 되레 더욱 생생하다.
함석헌(1901~1989)의 사상과 일대기가 청소년을 위한 세 권짜리 만화로 나왔다. <만화 함석헌 1~3>은 함석헌이 5·16 군사쿠데타를 비판하고 나서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가 민주화운동에 ‘가담’하는 데서부터 전기를 연 것은 청소년들에게 박제화된 역사서가 아니라 현재적 역사서로서 의미를 찾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만화라지만 평화·민중·생명을 위해 쉼 없이 싸우고, 말하고, 썼던 함석헌의 면모를 담으면서 권마다 만만치 않은 역사의 고개를 넘고 오른다. 네 살배기 어린 함석헌이 평안북도 용천에서 겪은 러-일 전쟁에 대한 한 자락 에피소드로 일대기를 시작해 청년 시절을 그린 2권은 해방과 전쟁을, 3권은 유신정권부터 87년 민주화 항쟁까지를 담았다.
역사의 고비마다 투옥과 단식을 반복해온 함석헌의 고단한 역정에 곁들여 그의 글과 연설, 회고의 내용들을 전하는 것도 다른 역사만화와 다른 점이다. 그러나 까다롭지는 않다. 기독교 영성주의로 시작해 노자와 동반한 함석헌의 사상이 늘 씨알(민중)과 더불어 나눌 수 있도록 쉽게 쓰여진 덕분이다. 다만 함석헌 생전 글이 특유의 시적 언어를 타고 폭포처럼 쏟아져 내리던 씨알사상과 생명에 대한 설법이었다면 <만화 함석헌>에서는 사람들을 움직였던 외침과 신랄한 비판에 초점을 두었다.
함석헌이라는 이름이 낯선 지금 청소년들에게 ‘빈 들에 외치는 사나운 소리’면서 ‘갈매기가 먹다 버린 것을 주워 먹는 바보새’였던 그의 생애는 어떤 의미를 지닐 수 있을까. 그가 꼿꼿이 저항했던 시대는 또 어떨까. 책의 말미에는 이 만화를 지은 남기보씨가 고등학생 시절 함석헌 선생을 만나는 장면이 나온다. 그의 글에 반하고, 만나서는 곧은 모습을 사모하고 , 참되고 맑은 영혼에 감화됐던 소년들 중 하나가 자라서 함석헌 타계 20년 되던 해 <만화 함석헌>을 냈다. 남기보씨는 역사 속 구도자 함석헌을 그려서 청소년들에게 “여기 이렇게 산 사람이 있었다”고 알리고 싶었단다. “모든 참 생명적인 혁명은 따져 들어가면 다 어느 가슴에서 나왔다. 삶 자체의 가슴에서 나왔다”(<함석헌 전집2>)는 함석헌의 흔적이요 울림이다. 중학생 이상.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만화 함석헌 2-겨울이 만일 온다면〉
〈만화 함석헌 3-바보새의 노래〉
남기보 지음/한길사·각 권 1만원 “자연에 조금 이상이 있으면 투덜대는 사람들이 역사가 정상적인 길을 달리지 못하고 이상적으로 비뚤비뚤하는 데 대해서는 왜 한마디 의분의 탄식도 없을까요?” 촛불 들랴, 우익단체 가스통 피하랴, 숨 막히는 현실을 사는 사람들의 탄식이 아니다. 30년 전 <씨알의 소리>에 실린 함석헌의 글이다. “정치강도에 시위운동할 것이 아니라 신문을 향해 시위해야 한다”는 선각은 또 어떤가. 실천하는 지식인이자 비폭력 저항가인 함석헌의 말과 글은 오늘에 비추어도 생명력을 잃지 않고 되레 더욱 생생하다.
만화로 되살린 바보새 함석헌의 외침
만화로 되살린 바보새 함석헌의 외침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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