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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위인’을 좇지 말고 내 ‘가치’를 찾아봐요

등록 2009-10-16 21:26

〈놀라운 99%를 만들어낸 1% 가치〉
〈놀라운 99%를 만들어낸 1% 가치〉
권력·무력·재력으로 성공한 인물 대신
작지만 소중한 힘 발휘한 17명 이야기




〈놀라운 99%를 만들어낸 1% 가치〉
윤승일 지음·심인섭 그림/명진출판·9800원

어른들은 거짓말쟁이다. 창의력이란 ‘새로운 것을 생각하는 힘’이라고 해놓고서 위인들을 따라하라고 한다. 게다가 뻔뻔하기까지 하다. 훌륭한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살아가는 자세를 배우라더니 인디언을 쫓아낸 사람도, 다른 과학자의 연구를 훔친 사람도 업적만 두드러진다면야 발 빠르게 읽으라고 한다.

<놀라운 99%를 만들어낸 1% 가치>는 업적 중심 사회에서 폭주하는 어린이 위인전의 숨을 고르는 책이다. 위인전이라기보단 작고 볼품없지만 큰 힘을 발휘한 17명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사람 에세이에 가깝다. 이 17명 중에는 과학자 아인슈타인, 파인먼이나, 음악가 헬렌 권처럼 다른 위인전에 곧잘 나오는 이들도 있지만, 아동노동해방 운동을 하다가 죽은 파키스탄의 어린이 이크발 마시흐나 과학 숙제를 하다가 식품회사의 거짓광고를 들춰낸 뉴질랜드의 여학생 안나 데바타산과 제니 수오들도 버젓이 한 자리를 차지한다. 미국 앨라배마주 한 마을의 목화씨 바구미들부터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과학자들까지 다양한 주인공 속엔 ‘토크쇼의 여왕’인 오프라 윈프리도 있고 꿋꿋이 숲을 지킨 ‘나무 엄마’ 케냐의 왕가리 마타이 할머니도 있다.

‘위인’을 좇지 말고 내 ‘가치’를 찾아봐요
‘위인’을 좇지 말고 내 ‘가치’를 찾아봐요

여러 지향의 사람들을 분주하게 오가는 구성이 이념과 실용을 전혀 다른 편으로 갈라버린 어른들에겐 낯설 수도 있겠다.

책에선 권력이나 무력이나 재력처럼 인권이나 환경이나 행복도 모두 ‘세상을 바꾸는 힘’이라는 한 울타리로 엮는다. 신문 1면에 실리는 사람이든 가십난에나 실릴 만한 사람이든 책에선 모두 밤톨처럼 작은 존재였지만 큰 꿈을 좇아다닌 사람들일 뿐이다. 마을 길의 돌멩이들을 보며 늘 머릿속에 큰 성을 그리던 프랑스 우편배달부 페르디낭 슈발은 마침내 퇴임 뒤 33년 동안 혼자 돌을 쌓아 결국엔 정말로 커다란 성을 만들었단다.

출판사는 합리적 사고 시기에 들어서는 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에게 눈을 맞추어 인생을 바꿀 만한 가치를 전하려 했다고 한다. 오프라 윈프리가 그 가치를 세 권의 책에서, 슐리만이 트로이 신화에서, 한비야가 아프가니스탄의 마을에서 찾았던 것처럼 세상 곳곳에 가치 있는 것들이 숨어 있다고 일깨우려 했다는 것이다.

지은이 윤승일씨는 선과 악을 구획하기 시작한 10살 쌍둥이에게 세상을 품는 시각을 알려주고 싶어서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밥상머리에 앉아 아이들과 나누던 세상 이야기를 책으로 쓴 덕에 위인전과 자기계발서, 소설까지 아우르는 형식에 재미가 더해졌다. 계란을 품고 앉았거나 아버지의 벚나무를 자르는 설화 대신 촛불 들고 초콜릿 불매운동을 벌였던 캐나다 어린이들이나 ‘바꾸기 놀이’를 열심히 한 덕분에 클립 하나와 이층집을 바꾼 카일 이야기를 들려준다. 재미있으면 물론 따라해도 괜찮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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