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사편지〉
창조신 마고할미·발해 여장군·YH 여공…명망가부터 허리 펼 날 없던 민초들까지
〈한국 여성사편지〉
이임하 글·조승연 그림/책과함께어린이·1만3000원 이임하씨는 여성들을 중심으로 한국역사를 다시 풀어쓰는 역사 연구자다. 앞선 책 <계집은 어떻게 여성이 되었나>처럼 주로 19~20세기 근대 여성사를 엮어온 그가 이번엔 청소년용으로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역사 속 여성 이야기를 책으로 냈다. 드라마 <선덕여왕>이나 <천추태후>를 보며 자란 요즘 아이들은 여자가 목소리를 높이는 세상에 대한 낯가림이 없을까. 그러기엔 남자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교과서와 집 밖으로 한발짝만 나서도 여자들의 머리 위에 놓인 유리천장이 무겁다. 몇몇 역사 속 여성 영웅들 이야기를 들은들 남성중심의 사회구조에서 이내 기억속에서 사라진 곁가지 정도로 여기기 십상이다. <한국 여성사 편지>는 오줌줄기로 섬과 육지를 갈랐다는 창조신 마고할미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한반도를 밟고 간 여자들 이야기를 세심하게 훑는다. 여성의 눈으로 역사를 쓴다고 해서 ‘우리도 거기 있었노라’는 강변만 듣게 될까 염려할 필요는 없다. 판도라라는 여자가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상자를 열어 세상에 악을 퍼뜨렸다는 그리스 신화와 소별왕이라는 남자가 속임수로 세상을 맡았기 때문에 죄악이 퍼졌다는 우리 신화의 거리가 멀고도 먼 것만큼 여성 중심으로 쓰여진 역사는 전혀 다른 세상을 눈앞에 펼치기 때문이다.
한반도를 보듬어온 여성들의 역사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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