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말기 일본에 징용으로 끌려가 나가사키 남단의 섬 탄광에서 혹사당하다가 원폭피해를 당한 조선 젊은이들의 삶을 그린 작가 한수산(63)씨의 장편소설 <까마귀>(2003년·해냄출판)가 일본의 주요 언론에 대대적으로 소개됐다.
<도쿄신문>은 29일치 2면짜리 특집에서 <까마귀>의 일본어판 출판(제목 <군함도>)을 맞아 일본을 방문한 한씨의 인터뷰와 소설의 내용을 소개했다.
1981년 당시 전두환 대통령을 풍자한 신문 연재소설로 군사정부에 연행돼 갖은 고초를 겪은 한씨는 88년 도피하다시피 건너간 일본에서 4년 남짓 머물며 피폭 징용노동자 출신의 재일동포들의 이야기를 듣고 93년 이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
한씨는 이 기사에서 한-일 관계를 위한 주문도 잊지 않았다. “군함도는 소설이지만 사실을 남기기 위해 증언과 자료를 토대로 썼다.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조속히 확정하는 게 두 나라를 위해 좋다. 애매한채로 둔다면 ‘그런 사실은 없다’, ‘피해가 더 컸다’는 등 말이 나와서 문제가 더 커지게 된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