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트는 시기심 어떻게 할까
〈질투는 나의 힘〉
허은실 글·김고은 그림/아이세움·8500원 아이들에게 꼭 솔직히 말해야 할 사실이 있다. 아이들이 “엄마가 나보다 동생을 더 예뻐하는 것 같아서 바르르 떨 때” 어른들은 “자신의 소중한 짝을 경쟁자에게 빼앗길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데이비드 버스 <위험한 열정, 질투>) 떤다. 서양 속담에 ‘시기하는 사람은 죽지만 시기심은 평생 상속될 것’이라고 했던가. 천 가지 마음을 물려받아 천 개의 눈을 뜨기 시작한 아이들에게 어른들의 단속은 별 소용없는 일.
<질투는 나의 힘>은 ‘우리 안의 길들여지지 않은 악마’가 막 싹을 틔우는 어린이 마음속을 들여다보려는 그림책이다. 그건 대체 언제쯤일까. 아동심리학자들이 14~48개월 사이에 동생이 태어나면 맏이가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킨다고 하는 걸 봐선 물려받은 질투심이 고개를 드는 것도 그때쯤인가 보다. 그때부터 ‘부럽다’는 속삭임이 들려올 때 어린이들은 어떻게 자신을 다스려야 할까. 책에선 아이들의 마음 발달단계를 좇아 독점(‘나만 좋아해줘’)과 시기(‘네가 가진 것이 부러워’)를 불태우던 샘 많은 짱아가 옛이야기도 듣고 자신의 마음도 털어놓으며 질투를 약으로 삼는 과정(‘질투는 나의 힘’)을 그렸다. 같은 출판사 ‘감정세움’ 시리즈에서 <출렁출렁 기쁨과 슬픔>을 쓴 작가 허은실씨가 썼다.
동화 속 주인공들과 사랑이나 애착만 나누라는 법이 있나. 책에선 백설공주 계모와 여신 아프로디테와도 공감을 나누려 한다. 그리고 또 누가 있더라. 이 책에 나와 있진 않지만 성서 속 하느님도 질투하고 찰스 다윈이 기르던 유인원도 질투할 줄 알았단다. 질투는 ‘나 여기 있소’ 하는 인격의 신고식인 동시에 지성의 상징인 셈이다. 질투하는 세상에서 자신과 닮은꼴을 두루 찾고 나면 질투를 숨기지 않아도 되는 아이들의 마음은 한결 가볍겠지만 거기서 끝은 아니다. 우리 아이들을 살리에리나 이아고처럼 질투에 무릎 꿇은 사람으로 기를 수는 없는 법. 책에선 피카소와 마티스처럼 자신의 시기심에서 배우고 질투의 고삐를 죄라고 충고한다. 가장 좋은 충고는 책 말미에 있는데 자신의 좋은 점, 나쁜 점을 온전히 받아들여 있는 그대로 자신을 사랑하면 질투심이 순하게 수그러든단다. 초등 저학년.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허은실 글·김고은 그림/아이세움·8500원 아이들에게 꼭 솔직히 말해야 할 사실이 있다. 아이들이 “엄마가 나보다 동생을 더 예뻐하는 것 같아서 바르르 떨 때” 어른들은 “자신의 소중한 짝을 경쟁자에게 빼앗길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데이비드 버스 <위험한 열정, 질투>) 떤다. 서양 속담에 ‘시기하는 사람은 죽지만 시기심은 평생 상속될 것’이라고 했던가. 천 가지 마음을 물려받아 천 개의 눈을 뜨기 시작한 아이들에게 어른들의 단속은 별 소용없는 일.
〈질투는 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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