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레전통도감 탈춤〉
중요무형문화재 탈춤 11마당 소개
깨끼춤·문둥춤 등 ‘전통화법’ 그림도
깨끼춤·문둥춤 등 ‘전통화법’ 그림도
〈겨레전통도감 탈춤〉
토박이 기획·조현 글·홍영우 그림/보리·3만5000원 “양반과 선비는 내 불알이다 하며 소불알 하나를 잡고서는 난리도 아니야.” 청소년에게 사라져가는 옛것을 전하는 책에 알고 보니 ‘19금’ 발언들이 수두룩하다. 어디 그뿐인가. 여자를 두고 늙은 중과 취발이(절간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총각)가 싸우고, 포도부장이 각시 때문에 샌님과 싸우고, 양반들이 서로 상투를 잡고 싸운다. 술만 어른에게 배워야 하는 것이 아니라 싸움도 욕도 음담도 어른에게 배워야 하는 것일까. 중요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11가지 남북한의 탈춤을 담아낸 <탈춤>은 내내 비슷한 인간 군상들의 싸움과 농탕질이다. 책이 소개한 통영오광대 봄놀이를 보면 마을 사람 하나를 일일 사또로 뽑아 평소 못되게 굴던 사람을 집어내 실제로 곤장을 때리고 곡식을 빼앗을 수 있게 했단다. 탈을 쓰는 순간 자리와 권력까지 바꿈하던 놀이 본성에 비하면 ‘야자 타임’ 따위나 허용된 요즘 놀이 울타리는 얼마나 좁은가. 게다가 양반들은 돼지 우리에서 좋다고 뒹굴고, 거룩하신 노장 스님이 여자들과 시시덕대질 않나, 샌님은 뒤로만 아니라 앞으로도 뇌물을 받아챙기며 권력 뒤편을 발가벗긴다. 여당 국회의원이 나서서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말도 못하게 하는 ‘더러운 세상’에선 넘보기 어려운 해방감이렷다.
걸쭉한 농탕질… 신명나는 ‘해방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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