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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도시 생활이 괴로운 ‘거인 아빠’를 구하라

등록 2010-05-21 20:57

도시 생활이 괴로운 ‘거인 아빠’를 구하라
도시 생활이 괴로운 ‘거인 아빠’를 구하라
위기철-이희재씨 8년 만의 결합
잃어버린 본성·가족사랑 담아내
〈우리 아빠, 숲의 거인〉
위기철 지음·이희재 그림/사계절·1만2000원

이것은 먼 옛날의 이야기일까, 가까운 미래의 이야기일까.

위기철이 8년 만에 낸 동화책 <우리 아빠, 숲의 거인>은 숲에서 온 거인 이야기다. 해적들도 한손으로 주무르고, 울기라도 하면 마을 사람들이 몇날 며칠 잠 못 이루는 거인한테선 몇천년 묵은 전설 냄새가 난다. 현재 이야기라 치면, 도시 아파트에 갇혀 살다가 쪼그라들어서 마침내는 숲으로 다시 도망가는 도시 생활 부적응자의 이야기다. 숲으로 돌아가서야 숨을 펴고 엄마, 아빠가 되는 줄거리는 영화 <아바타>식 지구인의 미래 같기도 하다.

〈우리 아빠, 숲의 거인〉
〈우리 아빠, 숲의 거인〉

책은 한편으론 자연의 일부로 활개치고 다닐 때의 우리 본성을 찾자는 이야기를 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사랑을 나누는 가족다운 가족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아빠를 도시로 끌어들인 사람은 엄마다.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의 본래 모습을 지켜주는 것. 도시 한가운데 사는 피자집 딸을 사랑한 덕분에 거인 아빠는 도통 몸집에 맞지 않는 아파트에 욱여넣어진다. 그렇지만 거인 아빠를 들고 숲으로 뛰어가는 사람도 엄마다. 아빠가 수없이 해고당한 끝에 인형처럼 작아지자, 엄마는 숲에 대한 98가지 편견과 맞서 싸우는 사람으로 단박에 변신한 것이다.

글쓴이는 엄마가 회사에서 하는 일은 코끼리를 조그만 통조림 깡통 속에 넣는 일이라거나, 외할머니가 너무 놀라 껌을 꿀꺽 삼키고 말았다는 너스레를 떨며 이 작은 가족의 이야기로 읽는 이를 끌어들인다.


<생명이 들려준 이야기> <무기 팔지 마세요>에서 글쓴이와 짝을 이뤄 그림을 그려온 ‘악동이’ 만화가 이희재씨가 합세해서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 겨드랑이까지 간질이는 솜씨가 여간 아니다.

이희재씨는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는 소리를 듣는 아이들에게 원초적인 자연에서 온 아빠와 도시에서 온 우리 엄마의 로맨스를 들려주고 싶었다”며 “아빠가 거대하게만 보이는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거인 캐릭터를 그려냈다”고 했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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